현대차 울산 전기차공장 '첫 삽', 정의선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 향한 시작"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신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헤리티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전동화 시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뗐다.

현대차는 13일 울산 북구에 위치한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현대차는 56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와 자동차 사업 노하우 및 기술 역량을 적극 계승하며 사람 중심의 인본주의를 기반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인류를 위한 혁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장재훈 현대차 사장,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등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 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채익 국회의원, 이상헌 국회의원, 박성민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주영 선대회장의 음성이 담긴 인공지능 영상으로 시작된 기공식에서 현대차는 회사의 인본주의 정신을 되짚어보고 사람 중심의 혁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를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선보였다.

정의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울산 EV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며 "이 자리에서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의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54만8천㎡(약 16.6만 평) 부지에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약 2조 원을 들여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완공,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이 신설 공장에서 처음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며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을 제공하고 국내 관련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전기차 전용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

현대차는 "인류에게 자유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고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현대차의 인간 중심의 가치는 고객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임직원에게도 향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울산 EV 전용공장은 혁신적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임직원을 위한 최적의 근무환경과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미래 50년을 이끌어 나갈 사람 중심의 공장으로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장재훈 사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 울산공장은 생산 라인의 기술자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만들고, 도전하면서 발전해왔다"며 "사람의 힘으로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울산공장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현대차는 사람을 위한 혁신 모빌리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해 노동자 안전과 편의, 효율적 작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한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과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는 이를 활용해 EV 전용공장에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 차종 다양화 및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 제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조립 설비 자동화도 추진한다.

울산 EV 전용공장에는 육중한 기계들이 도열한 삭막한 공장에서 탈피하고자 자연 친화적 설계를 적용한다.

공장 내부로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이고 휴게 및 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그룹라운지를 오픈형으로 만들어 임직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한다.

또한 전기차 공장 안에 휴식 공간이자 각 동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할 센트럴 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은 반세기 전 자동차 생산력이 없던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 이번 기공식을 통해 사람의 힘으로 일궈 낸 울산공장의 역사를 조망하고 이 원대한 꿈이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도 계속된다는 포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EV 전용공장을 통해 미래 자동차 생산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제품의 품질, 공장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여 사람들에게 더 나은 모빌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