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제유가가 수급 우려 완화와 수요 부진에 힘입어 70~80달러 선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70~80 달러 초반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유가를 결정할 생산과 재고 그리고 수요 역시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 “유가 70~80달러대 안정세 전망, 수급 우려 완화와 수요 부진 영향”

▲ 유가가 수급 우려 완화와 수요 부진 영향에 힘입어 70~80달러 초반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스크린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최근 유가는 하향 안정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9월27일 배럴당 93.68 달러 수준이던 유가는 11월10일 종가기준 77.17 달러로 약 18% 하락했다.

이번 유가 안정에는 중동지역 확전 리스크가 낮아진 것뿐만 아니라 수급 우려가 완화된 점이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연구원은 “사우디 등의 자발적 감산으로 제기됐던 수급 우려가 완화된 것도 유가 안정에 기여했다”며 “감산 우려가 컸지만 실제 생산량은 우려보다는 양호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0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당 2810만 배럴로 9월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특히 7월 생산량 하루당 2778만 배럴 대비로는 약 하루당 30만 배럴이 증가한 것이다. 

미국 내 원유 생산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당 1320만 배럴까지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수준인 하루당 1310만 배럴을 상회하는 사상 최대 생산 규모다.

이에 더해 제조업 경기 악화에 원유 수요가 부진할 가능성이 커져 유가 안정세는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여전히 양호하지만 경기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다”며 “특히 ISM제조업지수 추이에서 보듯 제조업 경기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역시 제조업 경기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실제로 중국 원유 수입량은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 원유 수요가 유가를 자극할 정도로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 확충 계획은 유가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방출했던 전략비축유를 다시 확충할 계획인 점은 수요측면에서 변수다”며 “미국 정부는 2024년 1월까지 약 6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 구매에 나설 예정이며 최근 구매단가는 배럴당 79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