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해 사무처리 능력의 부족을 이유로 들어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한정후견은 법원의 성년 후견제도 가운데 하나로 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후견인이 대신 의사 결정을 내리는 제도다.

  법원 신격호 한정후견 결정, 롯데 환영 신동주 "승복 못해"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을 개시하고 한정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을 선임한다고 31일 밝혔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이 질병이나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진료기록과 병원에 대한 조회결과 신 총괄회장이 2010년과 2012년, 2013년 분당 서울대병원 외래진료 시 의료진에게 기억력장애와 장소 등에 관한 지남력(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방위 등을 제대로 인식하는 능력) 장애를 호소한 점을 근거로 삼았다.

2010년부터 아리셉트(Aricept)나 에이페질(Apezil) 등과 같은 치매 치료약을 지속해서 처방받아 복용한 사실도 근거로 인정했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이 법원의 심문기일이나 조사기일, 현장검증 등에서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지남력이 부족하거나 상실된 것으로 보이는 진술도 여러 차례 했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한정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을 들었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자녀들 사이에 신상보호나 재산관리, 회사 경영권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쪽에 후견업무를 맡긴다면 후견업무를 둘러싼 분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정후견인으로 선정된 사단법인 선은 법무법인인 ‘원’이 공익활동을 위해 설립한 사단법인으로 이태운 전 서울고법원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의 부인은 헌법재판관을 지낸 전효숙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다.

법원의 결정에 대해 신 총괄회장과 롯데그룹의 입장은 엇갈렸다.

롯데그룹은 “총괄회장이 법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그룹 경영권과 관련한 그 동안의 불필요한 논란과 우려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부회장 측은 “도저히 승복할 수 없기에 즉시 항고절차를 밟아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반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