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대우건설 창립 50주년을 맞아 해외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정 회장은 기존 거점시장(베트남·나이지리아·이라크·리비아)에 더해 새 거점시장으로 ‘대우’ 브랜드가 주효한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명성을 쌓아올리려 한다. 여기에 동유럽 원전사업까지 더해지면 해외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 중앙아시아 개척 본격화, 정원주 해외사업 키워 '100년 기업' 밑돌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해외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10월31일 투르크메니스탄 지사를 설립하고 연내 두 건의 비료공장 플랜트 수주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개소식에는 정 회장이 직접 참석해 현지 시장 공략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투르크메니스탄 부총리 등 양국 정부 관계자들도 함께 해 대우건설 지사 설립이 두 나라 협력 증진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감을 더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정 회장이 올해 5월 회장 취임을 공식화하고 첫 해외일정으로 방문한 곳이다. 당시 세르다르 베르디하메도프 대통령을 예방해 비료플랜트 업무협약을 구체화했는데 이번에 지사 개소에 이어 수주 계약까지 연결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수주하려 하는 두 건의 비료 플랜트는 키얀리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연산 115만5천 톤 요소 및 66만 톤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와 투르크메나밧 인산 비료 플랜트(연산 30만 톤 인산비료 생산 플랜트)이다. 

구체적 사업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10월30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암모니아·요소 플랜트는 조 단위 대규모 사업으로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앞서 1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고 새로운 50년 성장을 통한 100년 기업으로 도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특히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해외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원주 회장은 대우건설의 영업맨을 자처하며 적극적으로 해외수주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는데 올해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르크메니스탄 비료플랜트 외에 대우건설은 올해 안에 리비아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복구 수주와 이라크 알포 신규공사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다시 한번 해외수주 5조 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대우건설은 2020년에 해외수주 5조7058억 원을 거둬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다만 2021년 1조1274억 원, 2022년 1조7745억 원으로 해외수주 규모가 감소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해외사업을 확장하려는 계획에 차질을 빚는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이에 정 회장은 적극적으로 해외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는 등 ‘대우건설 영업맨’으로 활동해왔다. 7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대우건설은 이미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인 1조8천억 원을 넘어 2조4061억 원을 달성했다. 

정 회장은 투르크메니스탄이 추진하는 아르카닥 신도시 프로젝트 참여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르카닥 신도시는 수도 아쉬하바트 남서쪽 30㎞ 지역에 약 50억 달러를 투입해 6만4천 명이 거주할 스마트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019년 착공해 올해 6월 1단계 사업을 마쳤다. 대우건설은 2026년까지 진행될 2단계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혀뒀다.

대우건설이 기존 거점시장 가운데 하나인 베트남에서 스타레이크시티사업을 성공적으로 벌이고 있는 만큼 이를 내세우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는 대우건설이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하노이의 강남’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진행되는 초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거점시장 위주로 양질의 수주를 확보하며 해외사업의 실적기여도가 높아졌다. 중앙아시아 건설시장은 연평균 6%의 안정적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 회장은 투르크메니스탄 지사 설립을 계기로 새 시장 확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아시아 일대는 러시아 영향력을 낮추고 대체 교역로를 마련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지원과 함께 일대일로 구상에 따른 중국의 지원이 더해지고 있다. 원유·천연가스를 보유한 우즈벡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건설시장 규모는 2021년 182억 달러에서 2022년 220억 달러로 성장했다. 2030년에는 534억 달러에 이르는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중앙아시아 개척 본격화, 정원주 해외사업 키워 '100년 기업' 밑돌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오른쪽)이 바이무랏 안나맘메도브 투르크메니스탄 건설․전력․생산 담당 부총리가 지난 10월31일 열린 투르크메니스탄 대우건설 지사 개소 현판식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우건설>


정 회장은 2024년부터 대우건설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원전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22년 11월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을 만나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고 올해 7월에는 폴란드에서 폴란드건설협회 등과 MOU를 맺어 원전사업 참여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대우건설은 우선 올해 말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슬로베니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신규 건설사업에 참여하고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사업 입찰 참여도 추진한다.

여기에 한수원 팀코리아 일원으로 체코와 폴란드 원전 수주도 타진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10월31일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발주사(EDUII)에 최종입찰서를 제출했다. 1.2GW(기가와트) 급 원전 1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체코 정부는 2029년 두코바니 지역에 건설을 시작해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체코 정부는 2024년 상반기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말까지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라 수출통제 대상인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한수원이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팀코리아의 원전 수출을 견제하고 있지만 지난 9월 워싱턴DC 법원이 이를 각하하면서 팀코리아 원전 수출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웨스팅하우스가 항소를 제기해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폴란드 원전은 2024년 본격적으로 발주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팀코리아가 동유럽 수주를 따내면 대우건설은 원전 시공과 관련해 폴란드에서 2조5천억 원, 체코에서는 1조5천억 원의 수주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투르크메니스탄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중앙아시아를 개척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한수원을 중심으로 동유럽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원전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총력을 다하고, K건설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