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타가 미국 생산설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초임을 내년부터 9%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미자동차조노가 최근 빅3를 상대로 성공적인 협상 결과를 이끌어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토요타의 미국 공장에서 제작된 픽업트럭 타코마의 모습. <토요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대규모 파업으로 포드·GM·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빅3’ 업체들로부터 처우 개선을 얻어낸 직후에 결정된 일이라 업계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토요타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조립공장의 노동자 초임을 2024년 1월1일부터 시간당 31.86달러(약 4만2800원)에서 34.80달러(약 4만6740원)로 9.2%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토요타는 지난 9월에도 미국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시간당 25센트 올린 적이 있다.
토요타는 봄과 가을 1년에 2번 임금을 조정하는데 이번 임금 인상 시기는 이례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노동자가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을 때까지 필요한 근무 기간도 기존 8년에서 4년으로 단축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미자동차노조가 최근 GM과 포드 그리고 스텔란티스의 노조 조합원에게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하며 토요타의 결정이 전미자동차노조의 움직임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빅3를 상대로 임금 인상과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9월15일부터 6주 동안 파업했다. 그 결과 4년에 걸쳐 임금을 25% 올린다는 합의안을 얻어내며 최근 파업을 종료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노조가 없는 자동차 공장에도 노동조합을 설립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적 있다. 토요타가 미국에 운영하는 공장에는 노동조합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이 “다음에는 빅5 또는 빅6, 즉 토요타와 테슬라 등 미국에서 노조 없이 운영되는 기업까지 포함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