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와 폭스바겐 그리고 토요타 등 미국 남부에 주로 생산거점을 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노조 변수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12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위치한 포드의 픽업트럭 제조공장 앞에서 전미자동차노조원들이 파업 시위를 벌이는 모습. <연합뉴스>
노조가 조직돼 임금인상과 노동환경 개선 등에 협상력이 커진다면 현대자의 미국공장 운영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앨라배마주를 포함한 미국 남부지역을 담당하는 전미자동차노조 8지역 책임자 팀 스미스의 발언을 인용해 “현대차 등 남부지역 자동차공장 노동자들로부터 수많은 노조 관련 문의를 받고 있으며 전미자동차노조 또한 해당 지역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도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는 GM과 포드, 스텔란티스등 ‘빅3’와 임금협상이 결렬된 뒤인 9월부터 10월24일 현재까지 간헐적으로 파업을 이어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한 달이 넘게 파업을 이어가면서 사측에 임금인상과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모습에 호응해 노조가 없던 공장의 노동자들도 노조 결성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현대차 등 노조 없이 운영되던 공장에서 노조가 생길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대차 외에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과 켄터키주의 토요타 공장에서도 노조 결성 문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앨라배마주와 테네시주 그리고 켄터키주 등 노조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미국 남부지역을 생산 거점으로 택했다.
노조의 임금 협상력이 약해 사측으로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 소속이 아닌 글로벌 업체들의 평균 최고임금이 시간당 28달러(약 3만7600원)로 전미자동차노조 소속 공장에서 지급하는 32달러와 비교해 4달러가 적다.
전미자동차노조가 파업을 통해 임금 수준을 현재보다 높여 빅3와 계약에 합의하면 남부지역 자동차 노동자들과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질 공산이 크다.
전미자동차노조는 빅3에 4년에 걸쳐 40%의 임금 인상안을 요구했으며 사측은 23%를 상한선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스미스 책임자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남부지역 자동차공장 노동자들은 전미자동차노조가 노조 소속 노동자들을 위해 어떤 성과를 달성할지 지켜볼 것”이라며 전미자동차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남부지역에서도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