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이 국감에서 여야의 모두에게 거센 질타를 받았다.   

여당은 주로 철도 안전사고와 고객 대응 등 관리 체계를 지적한 반면 야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철도통합과 민영화 문제를 두고 공세를 펼쳤다.
 
국감서 철도 경쟁 일리있다는 한문희, "미래 통합은 코레일이 맡도록 노력"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0월17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7일 국회에서 코레일, 에스알,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여당 의원들은 코레일의 안전사고와 고객 관리를 문제삼았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KTX-이음 열차에서 지난해 승차감 불량 민원에 이어 올해 설계 결함으로 비가 새는 문제가 발생한 점을 지적했다.

유 의원은 ITX-마음 열차 하자도 언급했다.

그는 “(ITX-마음 열차가) 9월1일 운행을 시작했는데 2달 동안 확인된 하자 사례가 280건”이라며 “코레일 사장으로서 부끄러워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2018년 이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6년간 발생한 철도사고는 모두 314건에 이른다며 철도 사고 사망자 155명, 부상자 109명 발생에 대책을 요구했다.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코레일 차원에서 종합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안전수칙 준수 문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제대로 된 유지보수 방안,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유지보수 문제, 기계화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코레일의 매표 정책이 고령자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고령자 명절 비대면 열차표 예매 문제에 대책이 없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예매를 없앴는데 코로나가 끝난 지 1년이 넘었어도 대면 예매가 아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인분들은 현금으로 표를 사는데 현금 이용 고객의 고객 지연 배상률이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이리저리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 의원은 기차역 표지판 등이 고령자를 고려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차역을 나가봤는데 보물찾기 하는 것도 아니고 (표지판 등을) 안 보이게 해놨다”며 “용역을 해서라도 고령자들의 편의를 보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사장은 김 의원의 지적에 공감하며 “전화예매 등을 확대해 노인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대답했다.

또 표지판 디자인 등과 관련해서도 장애인, 노인 이용 문제와 관련해 용역을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철도산업 경쟁력과 민영화 등 이슈로 철도 공공기관들을 압박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스알이 철도 사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기존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감서 철도 경쟁 일리있다는 한문희, "미래 통합은 코레일이 맡도록 노력"

▲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17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는 “에스알과 코레일의 구조는 국토부가 소유하고 국토부가 후견역할을 하고 국토부가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이상한 체제”라며 “후견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니까 경영도 비전도 조직운영도 구체적인 사업 집행 내역들도 완전한 후진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에스알에 3590억 원 현물출자를 지급하는 등 특혜를 몰아주는 것을 민영화의 사전작업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에스알은 기차를 운영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회사”라며 “3600억 원을 현물출자하지 않으면 존속할 수도 없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에스알에 3개 신규노선 면허를 발급하며 제시한 '철도사업 면허 조건'에서 공영지배구조 유지를 강제하는 조항이 빠진 것도 지적했다.

그는 “그냥 놔둬도 될 거 같은데 굳이 오해를 사면서도 이걸 삭제했다”며 “철도 전문가, 시민사회에서는 드디어 윤석열 정부가 민영화의 길로 가는 구나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스알이 차량 제작 및 정비사업을 현대로템에 위탁한 일을 두고 ‘유지보수 서비스 민영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차량 유지 보수 서비스 민영화하고 궁극적으로 에스알 민영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일제 강점기 빼고 80년 동안 국가가 투자한 기간망을 어떻게 민간업체에 그냥 줘버릴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또한 코레일과 에스알이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사람들은 코레일과 에스알을 타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 버스, 기차 사이에서 고민한다”며 “파란색 좋아하면 KTX 타고 보라색 좋아하면 SRT를 타느냐”고 꼬집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철도 경쟁체제 및 민영화 문제와 관련해 중립적 태도를 나타냈다.

그는 “중복 비용 개선이나 차량 운용 효율성 문제 등 통합 운영 장점이 많이 있다”면서도 “비교 경쟁을 통해 철도서비스 산업에 고객서비스 수요 증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도 일리가 있다”고 균형을 잡았다.

다만 한 사장은 앞으로의 일을 대비해 코레일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미래에 통합의 논의가 벌어질 때 우리 코레일이 당당하게 (통합을) 맡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