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국내 출고가격이 환율 하락에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책정돼 애플이 한국시장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으나 아이폰15 시리즈 출고가격은 아이폰14와 동일하게 유지됐다.
 
애플 환율하락에도 한국 아이폰15 출고가 안 내려, 박찬대 "한국 소비자 우롱"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월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대 의원은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당시 1·2차 출시국은 출고가를 동결한 상태에서 3차 출시국인 한국만 환율이 올랐다고 출고가를 인상한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올해는 환율이 인하된 상황임에도 애플이 아이폰15 출고가를 하향 조정하지 않고 동결했다”고 비판했다.

애플은 영국과 독일 등에서 환율을 고려해 아이폰15 가격을 아이폰14보다 50파운드, 50유로씩 각각 인하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지난해보다 환율이 낮아졌음에도 기존 수준을 유지해 국내 소비자가 사실상 가격 인상에 해당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박 의원은 바라봤다.
 
박 의원은 한국 출고가에 적용된 환율은 평균 1552원으로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했던 2022년 9월 당시 1445원의 고환율보다도 높다고 지적했다. 환율 1445원조차 최근 10년 내 단 한 번 있었던 특수한 상황인데 이보다 더 높은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애플이 올해 한국에서 배터리 교체 비용도 세 차례나 인상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3월 초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의 수리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의 인상폭은 43%로 미국과 영국 29%, 일본 31%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3월 말에는 애플의 ‘갑질’ 관련 공정위의 자진시정안 수용에 따른 보상책 중 하나로 1년 동안 진행했던 국내 아이폰 수리비 10% 할인 혜택까지 종료되면서 사실상 3월에만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최근에는 애플이 제품 수리 정책을 변경하여 6개월 만에 가격을 추가로 인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애플이 올해 배터리 교체 비용을 세 번 인상해 아이폰13 이하 시리즈는 약 63%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박 의원은 “유럽에서는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배터리 교체 비용 인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은 특정 기준 없이 과도한 인상률을 적용하는 등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플이 글로벌 기업다운 품격을 갖고 한국 소비자들을 존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애플의 신단말 출시국 분류 기준과 가격 책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국 소비자가 차별받지 않는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