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하노이 롯데몰 개장, 담담한 표정 신동빈 "신 짜오"로 베트남과 유대 다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서 커팅식을 앞두고 다른 참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 회장은 기념행사 내내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하노이=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신 짜오!” (‘안녕하세요’를 뜻하는 베트남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베트남 현지시각 22일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인사말을 시작했다.

한국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외국에서 기념행사를 할 때 그 나라의 말로 인사하는 것은 의례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사업 일정을 하나하나 추진하는 것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사회주의 국가에서 여러 난관을 헤친 끝에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의 문을 연 신 회장 입장에서는 이 인사말이 더욱 남달랐을 것으로 보였다.

신 회장이 인사말에서 하노이시 인민위원장과 건설부 차관, 문체부 차관, 하노이시 부인민위원장, 국가관광국 국장, 하노이시 산업무역국 국장 등 베트남 정부 관계자에게 제일 먼저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읽혔다.

롯데그룹은 2016년부터 부지개발에 착수한 뒤 모두 6억4300만 달러를 투입해 초대형 복합 상업단지인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를 만들었다. 축구장 50개 규모나 되는 이 상업단지에는 쇼핑몰과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롯데아쿠아리움과 오피스, 서비스레지던스 등이 갖춰져 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뿐 아니라 베트남에 얼마나 많은 역량을 쏟아 부었는지를 담담하게 소개했다.

그는 “저희 롯데그룹은 1996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이후 백화점, 마트뿐 아니라 호텔, 시네마 등 모두 19개 계열사가 호치민, 하노이, 다낭 등 베트남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베트남과 롯데그룹 간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발전에 롯데가 항상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기념행사 내내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한국에 있는 대형 롯데아울렛보다도 훨씬 큰 큐모 인데다 신 회장 말대로 계열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 사업임에도 활짝 웃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참석자들의 인사말이 끝난 뒤 진행된 롯데몰웨스트레이크 그랜드오픈 기념 커팅식의 공식 기념사진 촬영 때 잠깐 웃었던 게 이날 행사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기념행사가 끝난 뒤에는 다소 긴장을 푼 모습이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에서 앞으로도 베트남과 롯데그룹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느껴졌다.

신 회장은 기념행사가 끝난 뒤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지하 1층부터 시작해 지상 4층까지 매장을 전체적으로 돌아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현장] 하노이 롯데몰 개장, 담담한 표정 신동빈 "신 짜오"로 베트남과 유대 다짐

▲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빨간색 동그라미 안)가 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앞서 행사장 뒷편에서 무대쪽을 살펴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현장] 하노이 롯데몰 개장, 담담한 표정 신동빈 "신 짜오"로 베트남과 유대 다짐

▲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가 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 커팅식에 참석했다. 오른쪽부터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이날 공식 행사에 참석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가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과 다소 거리를 둔 채 전 행사장 뒤편에 서 있는 모습은 행사 시작 10여분 전에 포착됐다. 롯데그룹 관계자 및 일반인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었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 차이가 나는 큰 키 덕분에 멀리서도 비교적 잘 보였다.

신 상무는 기념행사 내내 롯데그룹 사장단과 떨어져 있다가 커팅식이 진행될 때가 돼서야 공식적으로 무대에 올랐다.

경영 전면에 나선지 아직 1년여 밖에 되지 않은 상무라는 점 때문인지 아버지인 신 회장과 다소 떨어진 위치에 서 있었지만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옆자리에 선 모습은 그가 10여 년 뒤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오너3세라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신 상무가 커팅식을 위해 전달된 흰색 면장갑과 큰 가위를 보고 잠시 주춤하자 옆에 서 있던 정준호 대표가 신 상무에게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롯데그룹 사장단도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정식 개장 기념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는 신 회장이 행사장에 어떻게 들어오는지 등 동선을 확인하느라 분주했는데 특히 특히 정 대표는 행사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마이크가 놓여진 단상 위치를 조절할 정도로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남희헌 기자
 
[현장] 하노이 롯데몰 개장, 담담한 표정 신동빈 "신 짜오"로 베트남과 유대 다짐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오른쪽))가 최용현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점장(가운데)과 행사 시작 전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