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셀트리온그룹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앞두고 자사주 매입과 주주환원 정책 등 주가 부양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가는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으로서는 합병 성사를 위해 국내 이어 미국에서도 합병을 통한 성장 비전을 제시하며 주주 설득에 총력전 펴고 있다.
 
합병 앞둔 셀트리온 주가 백약이 무효, 서정진 국내외 주주 설득에 총력

▲ 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의 주가 부양책에도 합병을 앞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돌고 있어 합병 추진을 위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이 주주 설득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3일 국내 증권시장에서 합병 대상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여전히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돌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셀트리온 주가는 전날과 같은 14만62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전날보다 0.31%(200원) 오른 6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모두 각각 매수청구권 가격인 15만813원(셀트리온)과 6만7251원(셀트리온헬스케어)을 밑돌고 있다.

합병이라는 호재와 함께 합병 발표 이후 진행됐던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 정책 등이 주가 부양을 하고 있지 못하는 모습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셀트리온 1대 셀트리온헬스케어 0.45다. 최종 관문격인 주주총회는 10월 23일로 예정돼있다.

그러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 발표된 8월17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셀트리온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넘었던 적은 없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8월18일 반짝 상승에 힘입어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넘겼지만 다시 하락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하회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같은 달 2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두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모두 145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음에도 주가에는 이런 호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주가 부진에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셀트리온 합병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공매도 등을 통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이다. 하지만 주가 부진이 이어진다면 합병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보는 매매기법을 말한다.

실제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 규모는 합병 발표 이전인 8월17일 3762억 원 수준에서 같은 달 18일 잔고가 약 4598억 원으로 대폭 늘어난 이후 가장 최근인 9월8일 기준 5198억 원까지 늘었다. 합병 직전과 비교하면 공매도 잔고 규모가 1436억 원 늘어났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도 1.7%에서 2.4%로 0.7%포인트 확대됐다.

합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온 서 회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에 놓인 셈이다.

물론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현재 주가의 괴리가 크지 않은 데다 합병 이후 비용 감소에 따라 원가율이 50%대로 낮아질 수 있어 합병은 무난하게 성사될 가능성도 나온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돌면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더 많이 행사할 가능성이 큰데 이렇게 되면 매수대금한도를 초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서 회장은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자금으로 1조 원을 준비해둔 상태다.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1조 원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산 시가총액(약 32조 원)의 3.125%에 그친다.

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문턱을 넘더라도 양사 주주 가운데 3.125%가 반대하면 1조 원의 자금이 모두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합병을 공시한 이후 서 회장은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어 서 회장으로서는 합병 성사를 위해 사실상 총력전을 펴고 있는 모습이다.

셀트리온그룹은 17일 합병 발표와 함께 온라인 기자간담회뿐 아니라 같은 달 24일 소액주주를 포함한 투자자 대상 온라인 간담회 모두 서 회장이 직접 참여해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합병 앞둔 셀트리온 주가 백약이 무효, 서정진 국내외 주주 설득에 총력

▲ 셀트리온 건물 전경.


당시 서 회장은 합병 이후 제시했던 매출 목표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제시하며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 직접 나섰다.

이뿐 아니라 해외 출장에서도 셀트리온 합병과 관련한 기업설명회(NDR)에 참석해 투자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며 합병에 대한 우려 등을 불식시키고 있다.

실제 서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해 “내년부터 매출 성장 본격화를 앞두고 주가는 저평가된 현재 시점이 합병의 적기라고 판단한다”며 “합병을 통해 이전부터 준비된 결과를 본격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합병한 이후 비전을 제시했다.

더구나 주식매수 청구권이 1조 원에 대한 자금 조달 창구도 다양화 하며 합병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하나증권과 공동으로 연 기업설명회에서 “만약 주식매수청구권이 많이 발생한다면 투자자들이 합병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재검토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주식매수청구권보다 주가가 낮아 차익 실현을 위해 청구권이 많이 발생한다면 회사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셀트리온은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단기신용등급 평점을 받으며 기업어음(CP)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단기신용등급은 기업어음을 발행하기 위한 신용등급으로 차입이나 주식시장에서 조달해왔는데 자금 조달 방식을 확대한 것이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합병의 주식매수청구권 대응 및 향후 미래성장 발판 마련의 일환으로 단기 및 장기 자금조달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용평가는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