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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에 때아닌 보랏빛 물결, 컬리 광고 줄인 대신 소비자 접점 늘린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9-05 15: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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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에 때아닌 보랏빛 물결, 컬리 광고 줄인 대신 소비자 접점 늘린다
▲ 컬리가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열리는 '뷰티컬리페스타'를 앞두고 서울 주요 지하철역 인근에서 오프라인 홍보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화장품 샘플(오른쪽)이 담긴 자그마한 쇼핑백(왼쪽)에는 뷰티컬리 로고가 박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서울 강남역 일대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보랏빛 물결이 펼쳐진 이유는 다름 아닌 컬리의 뷰티 전문관 ‘뷰티컬리’ 때문이다.

뷰티컬리가 조만간 개최하는 행사를 맞이해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화장품 샘플 몇 개를 담은 자그마한 보라색 쇼핑백을 대거 나눠주자 이 쇼핑백을 받아든 사람들로 강남역 일대가 가득 찼다.

컬리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홍보 활동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컬리는 뷰티컬리의 성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한다.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로 돌아선 탓에 소비자와 접점이 줄어든 컬리가 오프라인 홍보를 통해 외연을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5일 컬리에 따르면 현재 컬리는 서울 곳곳에서 뷰티컬리 로고가 박힌 쇼핑백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는 서울 강남역을 포함해 선릉역, 신논현역, 종로역, 광화문역, 홍대역, 여의도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주요 지하철역 인근에서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컬리 직원들이 직접 보라색 옷을 입고 헤어&바디미스트, 구강청결제 등 일부 화장품 샘플이 담긴 쇼핑백을 나눠주고 있다.

쇼핑백 안에는 7일 오전 11시부터 14일 오전 11시까지 일주일 동안 뷰티컬리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할인행사 ‘뷰티컬리페스타’ 홍보 전단지도 들어 있다.

4일 퇴근길에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현장을 목격한 한 소비자는 “강남역 일대가 흡사 보랏빛으로 물든 것 같았다”며 “강남역과 신논현역 입구마다 쇼핑백을 담은 박스 수십 개가 쌓여있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온라인 DNA를 가진 컬리가 오프라인을 통한 대대적 홍보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컬리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으로 시작해 사업 영역을 뷰티로 넓힌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컬리 스스로도 플랫폼의 정체성을 ‘리테일테크기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태껏 컬리라는 이름을 알린 채널도 대부분 온라인이었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컬리를 홍보하는 주요 채널이었다는 뜻이다.

물론 오프라인 행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7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3 컬리푸드페스타’라는 이름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열기도 했다. 당시 행사는 컬리 창립 8년 만의 오프라인 첫 공식 행사였다.

서울 성수동에서는 ‘오프컬리’라는 오프라인 공간도 운영한다. 오프컬리는 주로 먹는 것과 관련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컬리가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을 놓고 회사 내부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행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컬리 관계자는 “9월은 추석도 있는 만큼 선물하기 수요가 많은 시기다”라며 “뷰티컬리가 컬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오프라인에서 뷰티컬리페스타를 홍보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고 말했다.

뷰티컬리는 컬리가 새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공식적으로 문을 연 뒤 컬리에서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컬리는 3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뷰티컬리를 놓고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뷰티컬리의 평균판매가격은 장보기 전용관인 마켓컬리와 비교해 3배 높고 구매자당 평균 주문금액도 뷰티컬리 비사용자의 3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컬리가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로 돌아선 뒤 매출 성장이 정체하자 일반 소비자와 접점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으로 홍보 영역을 넓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컬리는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75억 원, 영업손실 778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0% 줄었고 영업손실 폭은 428억 원 감소했다.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매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을 놓고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반응도 적지 않게 나온다.

통상적으로 투자은행업계는 이커머스기업을 볼 때 매출 성장률을 놓고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따진다. 지난해 자본시장에 한파가 불면서 수익성 또한 중요 지표로 여겨지기 시작했지만 매출 성장률은 여전히 의미가 큰 지표다.
 
서울 강남역에 때아닌 보랏빛 물결, 컬리 광고 줄인 대신 소비자 접점 늘린다
▲ 컬리의 상반기 매출 감소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광고선전비 지출이 꽤 줄었는데 이에 따라 소비자 유입이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 <컬리>

컬리의 매출이 소폭 후퇴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도 컬리의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익성을 위해 판매관리비 지출을 줄이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컬리를 더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컬리의 매출이 뒷걸음질한 주된 이유로 보기도 한다.

한 소비자는 “지난해만 해도 사회관계망서비스나 포털을 이용하다보면 알고리즘 때문에 컬리의 광고를 자주 접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컬리 광고를 본 기억이 드물다”며 “충성고객이야 컬리를 자주 이용하겠지만 종종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플랫폼 노출이 되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기존보다 덜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컬리의 광고비 지출 감소는 재무제표에서 잘 드러난다.

컬리가 상반기 지출한 판매관리비는 3777억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3% 줄었다. 광고선전비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올해 상반기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2% 줄어든 164억 원이었다.

이커머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컬리의 급선무는 수익성 개선이지만 매출이 제자리걸음하거나 후퇴하면서 흑자 전환을 하는 것은 성장 여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위험이기도 하다”며 “이런 고심 끝에 나온 것이 대대적 오프라인 마케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컬리에게 흑자 전환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컬리는 5월 기존 투자자로부터 12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는데 올해 말까지 연결 재무제표상 흑자를 내지 못하면 투자 당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를 스스로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옵션계약을 맺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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