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난 여름 텐트폴 한국영화 전쟁, 추석 연휴 어떤 영화가 흥행 쏠까

▲ 올여름 ‘텐트폴 한국영화’ 전쟁이 예상보다 싱겁게 끝난 만큼 추석 연휴에는 어떤 한국영화가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1947 보스톤’(왼쪽)과 ‘거미집’ 포스터.

[비즈니스포스트]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추석 연휴가 6일로 늘어나면서 추석 황금연휴 극장가에도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석 연휴에는 세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 대기 중이다. 

올여름 ‘텐트폴 한국영화’ 전쟁이 예상보다 싱겁게 끝난 만큼 추석 연휴에는 어떤 한국영화가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1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에는 한국영화 세 편이 같은 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세 영화 모두 추석 연휴 전날인 27일 개봉한다.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영화는 ‘1947 보스톤’이다. 제작비 190억 원이 투입됐다.

원래 2020년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됐다.

1947 보스턴은 1947년 광복 이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마라토너들의 도전을 담았다. 서윤복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47 보스턴은 강제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강제균 감독은 2014년 영화 ‘장수상회’ 이후 9년 만에 새로운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배우 하정우씨가 손기정 선수역, 임시완씨가 서윤복 선수역, 배성우씨가 남승룡 선수역을 맡았다.

1947 보스톤이 가진 장점은 감동적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서윤복 선수는 1947년 제51회 보스톤마라톤에 출전해 2시간25분39초의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기존 세계 최고 기록은 손기정 선수가 세운 2시간26분42초다.

참고로 마라톤은 공인된 ‘세계 신기록’ 개념이 없다. 대회마다 코스 구성이 차이가 커 기록 경쟁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윤복 선수는 광복 이후 첫 국제대회에 ‘KOREA’ 라는 이름으로 태극기를 달고 출전해 우승했다. 한국 스포츠 역사에 큰 의미를 갖는 사건이다.

보스톤까지 가는 과정도 험난했는데 그 과정을 영화로 확인할 수 있다.

감동적 실화라는 점은 한편으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뽕영화’, ‘신파영화’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남승룡 선수를 연기한 배성우씨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배성우씨는 2020년 11월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배성우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이후 배성우씨는 출연 중인 모든 작품에서 하차했다.

1947 보스톤은 배성우씨가 음주단속에 적발되기 전인 2020년 1월 촬영을 마쳤다.

1947 보스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텐트폴 한국영화 가운데 ‘콘트리아 유토피아’를 배급했다.

콘트리아 유토피아는 밀수와 함께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1947보스톤을 통해 두 편 연속 흥행에 도전한다.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두 번째 작품은 ‘거미집’이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검열 당국의 방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 제작자 등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 등으로 유명한 김지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송강호씨가 영화감독 김열역, 임수정씨가 베테랑 배우 이민자역, 오정세씨가 유부남 배우 강호세역, 전여빈씨가 제작시 직원 신미도역을 맡았다.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 작품이라는 점과 칸영화제 초청작, 아카데미시상식 출품 검토작 등 이슈로 화제가 됐다.

거미집은 제76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제96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부문 한국 영화 출품작으로도 검토됐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최종 선정된 바 있다.

거미집에도 우려섞인 시선은 있다.

칸영화제를 통해 거미집을 본 관객들 가운데 상영 시간이 2시간15분으로 길지 않음에도 영화가 길게 느껴졌다는 의견이 있다.

이는 영화가 지루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거미집 구성은 ‘극중극’ 형태다. 관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구성이다.
 
싱겁게 끝난 여름 텐트폴 한국영화 전쟁, 추석 연휴 어떤 영화가 흥행 쏠까

▲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천박사 퇴마 연구소)은 귀신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으로 온갖 사건을 해결하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빙의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스틸컷.


마지막 영화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천박사 퇴마 연구소)이다. CNJENM이 배급한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귀신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으로 온갖 사건을 해결하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빙의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김성식 감독의 데뷔작이다. 김성식 감독은 영화 ‘기생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헤어질 결심’ 등의 조감독을 거쳤다.

배우 강동원씨가 가짜 퇴마사 천박사역, 허준호씨가 악귀 범천역, 이동휘씨가 천박사의 파트너 인배역, 이솜씨가 유경역을 맡았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의 강점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점이다. 후렛샤 작가의 ‘빙의’가 원작이다.

최근 웹툰 원작 드라마가 흥행하고 있는 만큼 천박사 퇴마 연구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웹툰 빙의는 3부까지 연재됐다. 이번에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1부다.

배우 강동원씨가 가진 티켓파워도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가진 무기다.

올여름 텐트폴 한국영화 가운데 ‘밀수’와 ‘콘크리트 유토피아’만 흥행에 성공했다.

비공식작전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500만 명이지만 누적 관객 수 106만 명 기록했다. 더 문은 손익분기점 600만 명 이상이지만 누적 관객 수 51만 명 기록했다.

텐트폴 한국영화 4편 모두 큰 기대를 모았지만 두 편이 흥행에 실패하며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음이 확인됐다.

추석 연휴 한국영화 전쟁에서도 한 두 편만이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