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연금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 수령 나이는 늦추는 것을 뼈대로 한 연금 개혁안 보고서가 나왔다. 국가 지급보장을 법제화하는 방안이 제안됐으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3년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안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연금 개선안 발표, 보험료 수급연령 수익률 놓고 18가지 시나리오

▲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9월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계산위원회는 받는 돈은 그대로 유지하되 보험료와 수급연령, 수익률 등에 변화를 주는 18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70년 뒤인 2093년까지 국민연금기금이 유지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보험료율은 현행 9%를 12%·15%·18%로 올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료율을 12%로 올리는 방안으론 지급개시연령 연기, 기금투자수익률 제고 등 어떤 추가 재정안정화 방안을 써도 2080년에는 기금이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로 보험료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본 결과 지급개시연령을 68세로 늦추고 기금투자 수익률을 1%포인트 올리는 것으로 가정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 시나리오에서 2093년 기준으로 적립배율은 8.4배다. 

적립배율은 급여지출 및 관리운영지출을 합한 총지출 대비 기금규모다. 적립배율이 1배라면 1년 연금 지출액만큼 기금을 남겨두기 위한 전망치를 의미한다.

보험료율을 18%까지 올리면 추가 재정안정화 방안이 없이도 2082년까지 기금 소진 시점을 늦출 수 있다. 수급개시연령을 68세로 연장하면 2093년 적립배율 4.3배,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0.5%포인트, 1%포인트 오르면 적립배율은 각각 12.1배, 23.6배까지 늘어난다.

이번 보고서엔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소득대체율 인상 시나리오는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의 기재된 논의 경과에 따르면 소득대체율을 45%, 50%로 인상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국민연금 보장성과 관련해 위원들 사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보고서에서 해당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하 재정계산위 위원장은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명목적 소득대체율 인상 여부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으나 서술방법에 대한 위원 사이 의견 차이로 본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노후 소득 보장과 관련해 가입 상한 연령과 수급 개시 연령을 순차적으로 일치시키고 국민연금법에 의해 지급을 보장하는 법제화 방안이 제시됐다.

둘째아이부터 적용하는 출산크레딧은 첫째부터로 그 대상이 확대된다. 최대 6개월까지만 인정하고 있는 군복무 크레딧도 군복무 모든 기간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이와 함께 보고서엔 보험료 지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가입 확대, 기준소득월액 상·하한 조정, 소득 활동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 제도 장기적 폐지, 유족연금 지급률 일원화, 장애연금 제도 개선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담겼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치관은 “국민연금 개혁은 노인과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국민의견을 수렴해 다음 달까지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수렴한 뒤 10월까지 국민연금 개혁 방안인 종합운용계획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