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차전지, 초전도체에 이어 맥신이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테마주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급락 가능성에 노출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2차전지와 초전도체 테마가 수급에서 핑퐁 양상을 보이며 펀더멘털 투자 영역을 벗어나는 터에 맥신 테마에 비이성적인 수급이 몰리고 있어 제한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2차전지 초전도체 바통 이어받은 맥신 테마주, '수급 핑퐁' 급등락 경계령

▲ 휴비스 등 맥신 테마 관련주로 인식되는 종목들이 이날도 주가가 급등했으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휴비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맥신 테마주로 묶인 휴비스, 경동인베스트, 태경산업, 나인테크, 코닉오토메이션, 아모센스가 이틀째 상한가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초전도체 테마주인 파워로직스, 덕성, 신성델타테크는 모두 하한가에 장을 마쳤다. 파워로직스와 덕성은 이틀째 하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서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주장한 뒤부터 초전도체 테마주에 대한 투심은 얼어붙는 분위기다.

초전도체 관련 주식이 주도적인 테마주 자리에서 밀려나면서 또 다른 전도물질인 맥신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승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인도협력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17일 맥신에 덮인 분자의 종류와 양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맥신은 2011년에 발견된 물질이다. 우수한 전도성을 갖춤과 동시에 다양한 금속화합물과 조합이 가능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여러 산업에서 활용이 가능할 거란 기대감을 받았다.

다만 표면 분자의 종류와 양에 따라 성질이 달라져 일정한 품질로 대량생산을 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책임연구원팀이 개발한 신기술을 통해 양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균일한 품질을 가진 맥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LK-99와 달리 맥신은 실재하는 물질임과 동시에 이번 신기술을 개발한 주체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란 점에서 초전도체에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이 관련 주식에 몰려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맥신은 초전도체와 달리 실체가 존재하는 신소재로 당분간 테마 플레이가 나타날 것이다”고 보았다.

그러나 무분별한 테마주 순환매는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선 초전도체 테마의 경우 초전도체와 일말의 연관이라도 보이는 종목은 일단 매수했으나 그 뒤 낭패를 본 사례가 국내외에 적지 않았다.

초전도체 테마로 묶이며 주가가 크게 올랐던 중국기업 흐어난쫑푸(河南中孚)는 "2010년 정부 주도의 초전도체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은 맞지만 시설과 장비를 제공했을 뿐이다"고 입장을 표명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기업 쟝수Fasten(江苏法尔胜)과 일본기업 스미토모 일렉트릭 주식에도 투자자들이 묻지마 수준으로 몰렸으나 회사가 스스로 초전도체와의 관련성을 부정하며 주가가 크게 내린 종목들이다.
 
2차전지 초전도체 바통 이어받은 맥신 테마주, '수급 핑퐁' 급등락 경계령

▲ 중국의 소재 기업인 흐어난쫑푸와 초전도체와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장강상보>


국내에서는 초전도체 테마주로 인식되던 서남이 LK-99와의 관련성을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바 있다.

현재 맥신의 테마주로 인식되는 종목 가운데선 실제 맥신에 사용되는 소재를 제조하는 업체도 있으나 일부 기업은 맥신과의 연관성이 ‘관련 인물이 사외이사로 있다’ 정도에 그치지만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기업 가운데 일부가 초전도체 때와 마찬가지로 맥신과의 관련성이 없다고 밝히는 경우 과도하게 순환매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한편 단순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오른 종목은 부정적인 소식이 조금만 전해져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날까지 관련 종목들이 상한가에 오르며 주도 테마는 맥신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초전도체 테마에 비우호적인 소식들이 이어지면서 증시 자금이 갈 곳을 잃은 와중에 맥신이라는 새 테마가 형성돼 수급이 몰린 것이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다만 "초전도체와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악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며 "기대감으로 인한 급등 뒤엔 항상 급락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