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신용등급이 12년 만에 강등됐지만 예전처럼 영향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이 AAA에서 AA+로 낮췄다”며 “다만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에 하향조정했던 것처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올투자 "미국 신용등급 12년 만에 강등, 예전만큼 영향력 크지는 않을 것"

▲ 미국 신용등급이 12년 만에 강등됐지만 2011년 하향조정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피치>


피치는 현지시각으로 1일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S&P·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것은 2011년에 S&P가 하향조정한 뒤 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던 점이 이번 강등에 영향을 끼쳤다.

피치는 신용등급 강등을 발표하며 “부채한도를 둔 정치적 대립이 반복됐고 마지막까지 가야 결정이 났던 점이 재정 관리 신뢰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도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내린 것은 1994년 뒤 처음으로 재정 지출 지속의 불확실성이 영향을 끼쳤다”며 “주 원인은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정치 불확실성 때문이다”고 바라봤다.

다만 피치가 신용등급 강등을 예고했던 것이어서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허 연구원은 “5월24일에 등급 강등을 예고한 뒤 이를 실행한 것이다”며 “미니 S&P 선물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미국 국채 반응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치는 5월에 부채한도 협상을 두고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 대립이 격화하자 신용등급을 내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신용평가사의 평가를 고려하면 앞으로 끼칠 영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허 연구원은 “2011년 S&P의 신용등급 강등처럼 영향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며 “이미 S&P는 AA+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내다봤다.

S&P는 2011년 국가부채 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을 두고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다. 다른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미국에 최고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피치 발표가 있은 뒤 이를 두고 ‘제멋대로(arbitrary)’라며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