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재추진을 사실상 약속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예정지인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을 방문해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오물을 치우기 위해 불가피하게 중단했지만 오물을 해결하면 고속도로를 최대한 빨리 놓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서울-양평 고속도로 재추진 시사, "정치적 오물 해결하면 공사 재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7월27일 경기 양평 강상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현장 주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 장관은 이날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원안과 대안 노선의 종점인 경기 양평군 양서면과 강상면을 모두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가 현장을 방문한 것은 종점 변경 논란이 발생한 뒤로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선언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원 장관은 “양평의 오랜 숙원사업이 정치적인 싸움거리가 되고 특정인 게이트, 특정인 로드로 몰고 가는 오물이 고속도로가 가야 할 길에 잔뜩 쌓인 상황이 됐다”며 ‘윤석열 대통령 처가 혜택’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갑작스러운 백지화 선언과 관련해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원 장관은 “백지화 선언을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스럽다”며 “만약 특정인을 위한 특혜로 국토부 장관이 노선을 틀어 나쁜 데다 갖다 붙였으면 장관이 콩밥을 먹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이용 편의성, 주거지 훼손 등을 모두 고려한 최적의 방안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부는 양평군민의 편리한 이용뿐 아니라 주거지 훼손을 최소화해 고속도로와 공존할 수 있는 최적의 안으로 추진하는 등 문제해결사이자 양평군민의 길잡이가 되겠다”며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와 같이 정치적 논의보다 고속도로 사업의 전문가들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업의 재추진을 위해선 민주당의 사과가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스로 사과를 하면 제일 좋다”면서 “그렇게 되지 않으면 전문가와 진실, 국민의 힘으로 당당한 최선의 방안을 만들어 뚫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도 참여해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면 정쟁을 멈추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같은 날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당론으로 발의해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국정조사 요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요구서에서 “변경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일대에 대통령 처가가 소유한 토지가 다수 있어 특혜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해당 사업을 독단적으로 백지화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은 윤석열 정부 출범 뒤로 5번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관저 관련 의혹 및 사적채용 진상규명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일제 강제동원 굴욕해법 및 굴종적 한일정상회담 진상규명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불법정치감사 의혹 진상규명 등의 국정조사 요구서가 제출됐다.

이 가운데 실제 국정조사로 이어진 것은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국정조사 단 한 번이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