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5% 인상에 경영계 온도차, 대한상의 "불가피" 전경련 "우려"

▲ 2024년도 최저임금이 9천860원으로 결정됐다. 19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 모니터에 표결 결과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경영계가 2024년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결정된 것을 두고 단체별로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저임금 인상에 아쉬워하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바라봤다.

대한상의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일자리를 유지하고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면서도 “최저임금위의 결정은 우리 경제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한상의는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대한상의는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도 필요하다”며 “매번 최저임금 결정이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노사간 힘겨루기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현재의 방식은 재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 또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중소기업계가 절실히 원했던 동결 수준을 이루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결과”라면서도 “사용자위원들이 '2.5% 인상안'을 제시한 것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바라봤다.

경총 역시 "최초안으로 동결을 제시했으나 최종적으로 관철시키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어려운 상황에서 사용자위원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로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수출과 일자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전경련은 “기업들과 수많은 자영업자는 내수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과 재고 누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규모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이번 최저임금 추가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경영 애로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아울러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년층,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 수출기업의 75%가 2024년 최저임금의 동결 또는 인하 필요성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무협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수출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우리 상품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 해외 투자 확대 및 자동화 추진 등에 따른 고용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무협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의 대표성 부족으로 일반 노동자나 대부분 기업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지역별 생계비 차이가 감안되지 않는 등 여러 문제가 있다”며 “임금 결정 과정의 대표성을 강화하고 지역별 최저임금을 구분해 적용하는 등 제도 전반의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련은 “수출 감소, 경상‧재정 쌍둥이 적자 가시화 등 위기가 가중하는 상황에서 올해 대비 2.5% 인상된 최저임금안을 도출한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놨다.

중견련은 중견기업의 도전이 위축되지 않도록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정부의 정책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견련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은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경제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중차대한 모멘텀”이라며 “근로자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핵심 경제 주체로서 기업의 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