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이자 내고도 돈 버는 회사 됐다, 김상현 영입효과 나타나

▲ 롯데쇼핑 재무구조가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에게 앞으로 바랄 것은 주요 종속회사인 롯데하이마트의 회복 뿐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본업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재무구조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수 년 동안 ‘버는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회사’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이자를 내고도 돈이 남는 회사’가 돼가고 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는 주요 종속회사인 롯데하이마트만 부진에서 벗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롯데쇼핑이 제출한 투자설명서를 보면 1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롯데쇼핑의 이자보상비율은 1.44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이자부담 능력을 판단하는 재무적 지표다.

이 비율이 1배를 넘으면 회사가 이자를 부담하고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대로 이자보상비율이 1배 미만이면 영업활동으로 얻은 이익으로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극단적으로는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롯데쇼핑이 별도기준으로 이자보상비율 1배를 넘은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롯데쇼핑의 이자보상비율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가까스로 1배를 달성했는데 1분기에는 1.44배까지 높아졌다. 재무구조가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롯데쇼핑의 이자보상비율이 개선됐다는 점만으로 재무구조가 모두 튼튼해지고 말하기는 힘들다. 롯데쇼핑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재무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흐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재무구조가 나아지고 있는 주된 원인은 본업의 회복 덕분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주요 사업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에서 매출 3조2320억 원, 영업이익 4980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11.9%, 영업이익은 15.4% 증가했다.

할인점사업부(롯데마트)에서는 매출 5조9040억 원, 영업이익 540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3.3% 늘었고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쇼핑 별도기준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1분기에도 영업이익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재무적 성과는 김상현 부회장에게도 적지 않은 의미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2021년 11월 말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내정된 뒤 2022년 2월부터 공식적으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외부 출신 인재로 롯데쇼핑 역사상 처음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은 인물인 만큼 롯데그룹 내부에서 김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김 부회장을 영입한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짧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상반기에 별도기준으로 매출 4조3237억 원, 영업이익 834억 원을 냈다. 2021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21.8% 늘었다.

수년 동안 이어진 부진을 끊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당시 롯데쇼핑 내부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돌기도 했다.

김 부회장 혼자만의 노력만으로 롯데쇼핑의 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롯데쇼핑 내부의 분위기를 바꿔내고 있다는 점에서만큼은 ‘김상현 부회장 영입’의 효과는 무시하기 힘들다는 것이 롯데쇼핑 임직원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롯데쇼핑 이자 내고도 돈 버는 회사 됐다, 김상현 영입효과 나타나

▲ 롯데쇼핑의 주요 종속회사인 롯데하이마트는 현재 최악의 불황을 지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 대치동 롯데하이마트 본사. <롯데하이마트>


물론 롯데쇼핑에 포함된 여러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실적으로 보면 김 부회장이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가장 큰 문제는 롯데쇼핑의 주요 종속회사인 롯데하이마트가 언제 부진에서 빠져나올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가전양판점 시장의 불황 탓에 롯데그룹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258억 원을 내며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롯데하이마트의 부진은 롯데쇼핑에도 부담을 준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이자보상배율은 1분기 말 기준으로 0.78배다. 2년 전인 2021년 0,43배와 비교하면 많이 나아진 수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이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인데 여기에는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부진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업에서도 회복이 필요한 사업부는 있다. 대표적인 사업부는 이커머스사업부(롯데온)다.

이커머스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손실 1560억 원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200억 원을 보며 롯데쇼핑에 부담을 주고 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