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연매출 3조 원대에 진입한 기업이 올해는 영업이익 1조 원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 한국 최대 바이오기업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얘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본업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에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사업을 더하면서 성장 여력을 대폭 키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익 1조로 성큼, 신규 수주에 바이오시밀러 출시 겹경사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약품 CDMO사업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토대로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자체 매출 전망치인 3조5265억 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연결 영업이익은 역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키움증권은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 예상치로 1조839억 원을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조602억 원을, 유안타증권은 1조20억 원을 예상했다. DS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제외한 CDMO사업만으로도 올해 영업이익 1조2240억 원을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 전망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근 거둔 성과를 반영한 것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6월까지 글로벌 고객사 6곳으로부터 위탁생산 수주 7566억 원 규모를 확보했다. 4일에는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와 약 1조2천억 원 규모 다품종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 규모 1조7835억 원을 약 반 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화이자에서 대형 일감을 확보했다는 것은 큰 의미다. 생산능력과 품질 등의 측면에서 대규모, 장기 생산을 맡기기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사업 확대에 중요한 이정표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화이자는 지난해 세계 제약바이오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천억 달러를 기록해 글로벌 매출 1위에 올랐다. 자체적으로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시설들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연간 181개 이상 국가에 500억 도즈(1회 접종분) 이상 의약품과 백신을 공급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품종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신약보다 생산 효율이 높지 않아 화이자가 위탁생산을 결정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수한 사업 실적(트랙 레코드)과 여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수주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신규 바이오시밀러시장에 진입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미국에서 7월 초 선보인 ‘휴미라(성분이름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가 그 주인공이다.

휴미라는 미국 애브비가 보유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27조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부분은 약 23조 원에 이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외에도 셀트리온을 비롯한 여러 경쟁기업이 함께 미국 휴미라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진출 첫 해인 올해부터 유의미한 실적을 창출할 수도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파트너사 오가논은 올해 하드리마 미국 매출을 최대 1200억 원가량으로 예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은 영업이익 1조 원대에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회사는 지난해 인천 송도 사업장에서 4공장을 부분가동하기 시작했고 올해에는 5공장에 2조 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1위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해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방침 때문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신규 의약품 생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한 차세대 치료제 개발도 모색하고 있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장 증설을 통한 생산역량이 증대되는 상황은 매출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경쟁기업보다 우위를 보이는 점은 업황 개선 시점에 점진적인 우상향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고 바라봤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