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스트코 피자처럼' 롯데마트 빵집 풍미소, 오픈 20달 만에 서울 상륙

▲ 롯데마트가 '코스트코 피자'와 같은 킬러상품을 만들겠다며 지난해 초 론칭한 자체 베이커리 '풍미소'가 서울 지점에도 들어선다. 지방에 첫 매장을 낸 지 20개월 만의 서울 입성이다. 사진은 풍미소 빵 이미지. <디자인기업 텐저린 인스타그램>

[비즈니스포스트] 롯데마트가 지난해 초 지방에서만 선보인 자체 베이커리 ‘풍미소’가 드디어 서울에 들어선다.

‘코스트코 피자’와 같은 히트상품을 만들겠다며 롯데마트가 내놓은 자체 베이커리가 서울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23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현재 롯데마트는 하반기에 서울 서울역점과 은평점에 풍미소 2개 지점을 새로 오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마트 계획대로라면 서울역점에는 9월, 은평점에는 10월에 풍미소 새 지점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롯데마트는 이 일정에 맞춰 풍미소에서 일할 인력을 두 자릿수 규모로 채용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풍미소를 서울에 내는 것은 2022년 1월 지방을 중심으로 풍미소를 처음 선보인 뒤 약 20개월 만이다.

롯데마트는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호남과 영남 등에 창고형 할인매장 ‘롯데마트맥스’를 연달아 4곳 선보였는데 이들 가운데 광주상무점, 목포점, 창원중앙점 등 3곳을 선별해 풍미소를 만들었다.

풍미소를 각 지역을 대표하는 ‘빵지순례지’로 만든 뒤 전국 매장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 롯데마트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이후 풍미소의 매장 확대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롯데마트가 풍미소 오픈 20개월 만에 서울에도 지점을 내는 것은 대형마트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도 이제부터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풍미소는 롯데마트가 차별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 끝에 내놓은 핵심 전략 브랜드다.

롯데마트는 코로나19 이후 창고형 할인매장 업계가 급성장하는 흐름을 보고 그동안 사업을 축소하던 창고형 할인매장을 확대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기존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의 이름을 ‘모든 것이 다 있다’는 의미를 담은 ‘롯데마트맥스’로 바꾸기까지 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사업을 확대할 수는 없었다. 고객들을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에 올 수 있도록 만드는 킬러상품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롯데마트가 벤치마크한 곳은 바로 코스트코다.

코스트코를 대표하는 상품은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다. 하지만 고객들에게는 ‘가성비 피자’로도 더욱 유명하다. 장을 보고 난 뒤 계산을 마치고 푸드코트에서 판매하는 크고 저렴한 피자를 사먹는 것은 코스트코에 가면 꼭 해야 할 일로 잘 알려져 있다.

롯데마트는 자체 베이커리가 ‘코스트코 피자’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메리어트와 쉐라톤호텔 출신의 전문 강기범 셰프까지 영입하며 풍미소 론칭에 힘을 쏟았다. 빵을 만들기 위한 최적의 물을 찾기 위해 전국의 물을 수소문하기까지 했을 정도다.

롯데마트 내 베이커리팀뿐 아니라 음식을 연구하는 푸드이노베이션센터까지 힘을 합쳐 풍미소 론칭을 준비했다.

풍미소라는 브랜드 이름과 디자인은 전문 디자인기업 텐저린과 헙업해 개발된 것이다.

텐저린은 롯데그룹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브랜드인 ‘리얼스’뿐 아니라 롯데마트의 펫 토탈 스토어 ‘콜리올리’ 등을 만들었으며 현대자동차, 기아와도 디자인 협업을 한 회사다.

풍미소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콘셉트가 바뀌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애초 창고형 할인매장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공장형 대용량 베이커리’로 구상했지만 ‘다시 구매하고 싶은 빵’을 만드는 것이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에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해 ‘반드시 다시 찾는 빵집’으로 콘셉트를 바꿨다.

풍미소에 공을 들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롯데마트가 풍미소 오픈 초창기에 낸 매출은 일반 롯데마트 베이커리 매장보다 7배 높았다. 올해 1월1일부터 6월20일까지 풍미소에서 거둔 매출은 풍미소 오픈 이전인 2021년 같은 기간보다 약 3.5배 많다.

풍미소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회자됐다.

“풍미소에 가면 담양딸기 트라이플(영국 디저트 종류)은 무조건 사야한다” “4쪽마늘빵, 더블뺑오쇼콜라뿐 아니라 피자보다 더 큰 혜자 빵 ‘맘모스빵’도 먹어볼만 하다”라는 후기는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롯데마트 풍미소의 서울 진출은 고객 반응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명 베이커리가 밀집한 서울에서는 뚜렷한 경쟁 상대가 없는 지방과 달리 소비자 평가가 더욱 냉혹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평가에서 긍정적 반응을 확인한다면 롯데마트로서는 소비자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을 하나 더 갖게 된다는 점에서 분명한 기회이기도 하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