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중국 단체관광 무소식에 속 타, 전필립 '믿을 구석'은 일본VIP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중국VIP의 카지노 이용실적 감소 중국 단체관광 회복이 늦어지면서 카지노 사업 회복이 기대보다 더뎌지고 있지만 일본VIP의 이용실적이 이를 메꾸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중국VIP 고객의 카지노 이용실적 감소에 신경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단체 관광객 허가를 내주지 않으며 중국VIP를 통한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사업 회복이 기대보다 더뎌지고 있다. 다만 일본VIP 고객의 카지노 이용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4일 파라다이스의 5월 IR자료를 살펴보면 일본VIP가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4곳(인천, 서울, 제주, 부산)의 드롭금액(카지노 칩 구매금액)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카지노는 파라다이스의 주력 사업이다. 파라다이스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카지노 사업이 70.1%, 호텔사업이 25.3%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VIP의 5월 드롭금액은 2402억 원으로 4월보다 387억 원 늘어난 반면 중국VIP는 627억 원으로 4월보다 9억 원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중국VIP의 월평균 드롭금액은 1417억 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3월 말 중국인의 여행 재개에도 불구하고 예전 수준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천공항의 중국 노선 회복과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이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회복 속도를 좌우할 것이다”고 봤다.

여행업계는 중국 정부가 해외 단체여행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는 데다 한중관계가 경색돼 중국인 관광 회복세가 기대보다 더딜 것으로 본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VIP의 회복은 호텔 등 비카지노 사업에 기여해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어 중국VIP 모객 회복 속도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짚었다.

중국 정부의 단체 관광 허용시기는 불확실하지만 전 회장에게도 일본이라는 믿을 구석은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국내 외국인 카지노 기업들은 중국 VIP의 완연한 회복 없이도 지역별 믹스 개선, 인당 베팅액 상승으로 카지노 매출이 2019년 동기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봤다.

특히 전 회장은 일본VIP 유치에 그동안 공을 들여왔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엔터테인먼트기업 ‘세가사미’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가사미와의 협력은 파라다이스시티의 일본VIP 모객에 차별화 된 영업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외국인 카지노의 VIP모객은 주로 현지 영업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는 2012년 세가사미와 합작법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세웠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지분은 파라다이스가 55%, 세가사미가 45%를 보유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2017년 4월부터 인천 영종도에서 호텔, 카지노, 쇼핑센터, 스파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개장한지 6년이 지난 현재 그룹 전체 매출(2023년 1분기 기준)의 47.6%를 책임지고 있다. 파라디이스시티의 카지노만 따져도 그룹 전체 카지노 매출의 54.1%를 차지하고 있어 파라다이스의 핵심이 되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1분기 흑자 전환에는 일본VIP의 카지노 이용이 크게 기여했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915억 원, 영업이익 19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92.0%가 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카지노 이외의 사업을 위해서도 일본 현지시장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박서준씨를 올해 3월 광고모델로 발탁해 파라다이스시티를 알리고 있다.

모델 발탁 이후 일본 현지에 텔레비전 광고를 낸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배우 박서준씨의 팬미팅을 열었다. 여기에는 일본인 1천 명이 참석했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파라다이스시티 조성과정에서 막대한 대출을 일으켰는데 상환시기가 차츰 도래하고 있어 본업에서 수익을 내는 일이 중요해 지고 있다.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파라다이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550억 원을 들여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세가사미도 450억 원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1천억 원의 자금이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투입될 예정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해당 유상증자는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의 일부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1961년 생으로 파라다이스그룹 창업자인 전락원 회장의 장남이다. 1993년 파라다이스투자개발 전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2005년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는 2006년 공기업인 그랜드레저코리아의 설립에도 불구하고 파라다이스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계 1위 수성에 성공했다. 대외활동이 거의 없어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기도 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