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델타항공이 ‘그린워싱’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소됐다. 

30일(현지시각) 가디언,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델타항공이 광고한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항공사’ 표현을 두고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최초 탄소중립 항공사' 표방한 델타항공, 허위광고 혐의로 집단소송 당해

▲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항공사라고 광고한 델타항공이 허위광고로 미 연방법원에 제소됐다. 사진은 델타항공 소유의 항공기가 애틀랜타 공항에서 이륙하는 장면.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마얀나 베린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델타항공을 집단소송 형태로 제소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마얀나 베린은 델타항공이 친환경이라는 점을 내세워 항공권 가격을 올려받아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들의 권익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친환경 상품에 일반적으로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델타항공이 이러한 허위광고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득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델타항공을 제소한 마얀나 베린은 2020년 3월부터 캘리포니아에 거주한 모든 거주민들이 소송에 동참할 수 있도록 참여를 열어놨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2020년 2월 10억 달러(약 1조3240억 원)를 투자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최초로 탄소중립을 달성한 항공사라 홍보했다.

가디언은 델타항공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량 만큼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탄소 상쇄(Carbon offset)’를 이뤄 탄소중립을 달성했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탄소 상쇄란 기업이 산림 조성 등 탄소흡수 혹은 제거 활동을 통해 배출한 탄소를 상쇄시키는 활동을 뜻한다. 

소송 대리 로펌인 ‘헤더라인&쿠욤지안’의 변호사 키르커 쿠욤지안은 가디언을 통해 “델타항공은 탄소중립이라는 표현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욤지안 변호사는 델타항공이 이산화탄소를 직접 줄이지 않고 탄소 배출권만 구매해 감축 실적(Carbon credit)을 올린다고 지적했다. 

로펌의 다른 변호사인 조나단 헤더라인도 델타항공이 탄소배출권 대부분을 자발적 탄소시장(Voluntary Carbon Market)에서 구매했다고 꼬집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이 스스로 감축 목표를 세우고 기업활동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방식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을 제3의 기관이 객관적으로 집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일부 환경운동가로부터 '그린워싱' 비판을 받고 있다.

헤델라인 변호사는 가디언을 통해 “자발적 탄소시장의 운영 방식을 보면 델타항공이 구매한 탄소배출권이 실제 탄소감축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제공된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집단소송을 제기한 측이 델타항공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