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리자드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영국 전 총리를 변호했던 변호사까지 고용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블리자드가 제작한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오버워치'의 등장인물을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로고와 합성한 이미지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는 최근 영국 법조계 거물인 데이비드 패닉 변호사를 고용했다.
패닉 변호사는 영국 전 총리인 보리스 존슨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고위급 인물의 변호를 주로 맡았던 사람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블랙스톤 챔버스 로펌 소속인 그를 두고 ‘영국 최고 수준의 변호사’라고 지칭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블리자드가 최고 수준의 변호사를 고용하게 만든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인수합병 거래를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인수합병에 걸린 경제적 가치가 모두 750억 달러(약 99조3532억 원)에 달해 블리자드가 이를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적으로 변호사를 고용해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어 두 기업 모두가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닉 변호사는 영국 경쟁당국과의 소송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인수합병 문제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현지시각으로 4월26일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합병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영국 클라우드 게임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올라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블리자드는 이에 반발해 영국 경쟁법 항소법원(CAT)에 항소했다. 영국 항소법원이 경쟁시장청의 인수합병 제지 결정이 합법적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즈는 영국 법조계의 반응을 인용해 블리자드 측 변호인이 영국 항소법원을 설득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메타(페이스북) 또한 작년에 영국에서 3억1500만 달러(약 4172억 원)규모의 인수합병을 독점 이유로 제지당해 거래를 결국 취소했다는 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에게는 부정적인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