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S가 올해 주요 운임 가격 하락에 물류사업에서 직격탄을 맞아 실적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말 연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객관적인 경영지표를 관리할 필요가 있는데 ‘클라우드’사업에서 삼성SDS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연임으로 가는 길을 닦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 물류부문 부진에 실적 직격탄, 황성우 연임 승부수는 ‘클라우드’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카드’로 클라우드를 낙점했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2023년 1분기 물류부문의 영업환경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황성우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SDS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는데 이는 항공, 운송 등 주요 운임 가격 하락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와 같은 물류사업 실적 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삼성SDS는 IT서비스사업과 함께 자체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삼성전자 삼성SDI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물류사업을 주력을 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원가절감 및 창고사업 영역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며 “다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입 물동량 감소와 운임 가격 하락에 따라 물류부문 실적은 2분기까지 반등을 예상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고 분석했다.

연임을 앞두고 있는 황성우 사장으로서는 다소 불리한 경영환경에 놓이게 된 셈이다. 

황 사장의 삼성SDS 대표이사 임기는 2024년 3월16일까지다. 게다가 삼성SDS는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한 삼성그룹 오너가의 지분매각으로 최근 주가 흐름도 좋지 않아 황 사장은 주주들로부터도 기업가치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2022년 5월31일 15만 원까지 갔던 삼성SDS 주가는 2023년 5월4일 기준 11만8500원으로 20% 이상 하락했다. 주주들 사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주식(지분율 9.2%)을 매각한다면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황 사장은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카드’로 클라우드 사업에 더욱 힘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은 올해 1분기, 최초로 분기 매출 4천억 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매출 비중이 IT서비스 부문 내에서 28%까지 급등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1%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올해는 비용절감, 데이터 효율화를 위한 고객사의 클라우드 전환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 클라우드는 최근 그룹사 내 수주뿐만 아니라 민간, 공공 시장 참여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고객사 확대를 통한 레퍼런스(거래 사례) 확대는 향후 차세대 프로젝트 수주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삼성SDS 물류부문 부진에 실적 직격탄, 황성우 연임 승부수는 ‘클라우드’

▲ 삼성SDS 동탄 데이터센터 전경. <삼성SDS>

황 사장은 클라우드 관리사업(MSP)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CSP)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사업은 아마존, MS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자와 고객회사를 연결해주는 사업으로 삼성SDS는 그동안 CSP보다는 MSP에 더 집중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관리 사업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하청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삼성SDS는 2022년 말 동탄에 국내 최초로 고성능컴퓨팅(HPC) 전용 데이터센터를 세우며 CSP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SDS는 올해 2분기부터 CSP를 제공하는 곳을 약 12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마존, MS를 비롯해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까지 경쟁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황성우 사장은 올해 3월10일 CSP, MSP,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역량을 포괄한 새 브랜드 슬로건 ‘클라우드 심플리 핏’을 발표하면서 “기업은 그 자체로도 복잡한데 클라우드까지 복잡하니 그 둘이 곱해지면 얼마나 복잡하겠는가”라며 “삼성SDS는 이를 클라우드 심플리 핏으로 간단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소주에 어울리는 김치찌개처럼 고객에게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SDS가 보유한 약 5조 원의 순현금을 활용해 신사업 발굴을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SDS는 올해 3월 국내 1위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기업 엠로 지분 33.4%를 1118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삼성SDS 순현금이 5조 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규모의 거래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황 사장은 3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유한 현금을 어떻게 쓸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계속 인수 대상 기업들을 보고 있다”고 추가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