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미국 의회 43분간 영어 연설, 1분에 한번 이상 언급한 '자유'

▲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4월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자유와 한미동맹의 의미를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는 평화를 만들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며 "자유와 평화는 창의와 혁신의 원천이고 번영과 풍요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장된 경제적 역량에 걸맞는 책임과 기여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제목의 43분 분량 영어 연설에서 핵심 키워드로 자유를 46회 언급했다. 이어 동맹(27회), 북한(21회), 민주주의(19회), 경제(14회), 평화(12회), 인권(11회) 등 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민주주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세계 도처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부정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은폐와 위장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이 나아가야 할 길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0년 동안 동맹의 역사에서 한국과 미국은 군사안보 협력뿐 아니라 경제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며 "70여 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맺어진 한미동맹은 이제 세계와 자유의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며 "양국은 외교 안보를 넘어 인공지능, 퀀텀, 바이오, 오픈랜 등 첨단분야 혁신을 함께 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첨단 반도체 협력강화는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과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은 동맹의 성공적 협력의 역사를 새로운 신세계인 우주와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자유를 향한 동맹이 70년 동안 이어졌지만 이와 정반대의 길을 고집하는 세력이 있다"며 "바로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불법적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확실하게 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미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이건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지점이 있으며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것을 북한에게 분명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 비핵화 프로세스로 전환한다면 북한의 민생과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며 "북한이 하루빨리 도발을 멈추고 올바른 길로 나오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자유 민주주의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라며 "대한민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감행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자유세계와 연대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고 이들의 재건을 돕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연설 도중에는 기립박수 23번을 포함해 모두 56번의 박수가 나왔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7번째로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영어 연설은 이승만, 노태우, 김대중,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5번째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