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전기차는 제조 과정도 친환경적일까?

세계적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공급망(Supply Chain)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보면 전기차의 제조과정 역시 내연기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차’ 만드는 테슬라, 갑자기 탄소배출량 '수치'가 확 높아진 까닭

▲ 테슬라는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전기차를 생산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결코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미국 일리노이주 테슬라 매장 앞에 전시된 차량의 모습. < AFP >


26일(현지시각) 전자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는 테슬라가 공개한 공급망 내 탄소배출량이 이전보다 매우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매년 ‘임팩트 리포트(Impact Report)’를 공개한다. 올해는 25일에 2022년도 보고서를 내놨다.

2022년도 보고서에는 처음으로 테슬라의 공급망 내 탄소배출량이 3070만 톤이라는 정보가 공개됐다.

테슬라는 지난해까지 직접적 운영, 테슬라 전기차의 충전 등에 따른 탄소배출량만을 공개해 왔다. 지난해 테슬라가 발표한 탄소배출량은 250만 톤 정도다.

더버지는 테슬라가 공개한 지난해와 올해 탄소배출량 수치의 차이는 기업들에게 탄소배출량 공개를 의무화할 때 범위 설정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탄소배출량 공시의 범위는 통상적으로 스코프(Scope)1, 스코프2, 스코프3 등으로 분류된다. 

스코프1은 기업의 자체 공장이나 사무실 등에서 배출하는 직접배출, 스코프2는 사용하는 전기나 냉난방 등을 통한 간접배출, 스코프3는 협력업체 등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기타 모든 외부배출을 의미한다.

더버지는 “기업이 스코프1, 스코프2만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는 탄소배출량을 실제보다 훨씬 적게 보이게 할 수 있다”며 “테슬라의 경우 스코프1, 스코프2의 배출량이 스코프3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전기차의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규모를 보면 내연기관차만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도 비판했다.

테슬라를 미국의 완성차기업 포드와 비교해 보면 포드는 2022년에 3억3700만 톤의 탄소배출량을 보였다.

더버지는 “탄소배출량만 보면 포드가 테슬라보다 훨씬 크지만 포드가 테슬라의 3배 이상 많은 차량을 팔았고 포드의 자동차 대부분이 화석연료를 소비하기 때문”이라며 “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든다고 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