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낮아졌는데 이를 1분기에 곧바로 만회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 생산거점의 효율적 관리로 실적 호조 추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LG전자 수익성 역대급 수준 회복, 조주완 '효율 경영' 통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LG전자의 실적을 빠르게 반등시킨 기세를 이어기 위해 해외 생산거점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1분기에 역대 동기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1조4900억 원)을 낸 배경으로 가전부문에서 원가절감 및 점유율 제고 전략과 전장(자동차 전자장비)부문의 수익성 관리가 꼽힌다.

조 사장이 주력인 가전과 TV분야에서 2022년 4분기부터 적극적으로 재고조정과 원가절감을 진행했고 건조기와 로봇청소기와 같은 신가전과 프리미엄 가전의 비중을 확대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확대로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693억 원)이 직전 분기 7466억 원의 10%에도 못미칠 정도로 급감했으나 1개 분기 만에 바로 역대급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매출확대와 원가 절감, 비용 개선등으로 실적을 개선했다”며 ”TV부문도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해 흑자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LG전자의 가전 매출이 연초 기대 보다 더 호전된 이유는 B2B(기업간 거래) 수요 개선과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한 여세를 몰아 점유율까지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1분기 가전사업에서 양호한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전략뿐만 아니라 대외적 환경 변화의 덕도 본 것으로 분석된다.

해상물류비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지난해 1월7일 5109.6포인트를 나타낸 뒤 지속해서 하향세를 보여 올해 4월7일기준 956.93포인트까지 내려왔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운송비 계약은 연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물류비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이 LG전자의 올해 실적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TV와 가전사업의 수익성을 담보하는데 중요한 요소인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올해 4월7일 기준 톤당 120.5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바닥을 찍은 뒤 다시 소폭 반등하는 모양새지만 지난해 3월의 톤당 159.79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LG전자의 전장(VS)사업에서도 선별 수주와 고객사를 확대해 1분기 안정적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장사업에서 외형성장을 위한 수주에서 선별수주로 돌아섰다”며 “양질의 수주가 기반이 돼 앞으로 VS사업부의 실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전장 부문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을 늘리고 유럽 업체들로 고객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사적 워룸(전시상황실)을 선제적으로 운영해 위기 탈출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조 사장은 올해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면서 좋은 실적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150시간 넘는 비행시간을 보내면서 북미,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 모두 9개 나라를 방문해 글로벌 사업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이번 글로벌 사업장 점검에서 전장사업의 연구거점인 베트남을 처음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사장은 LG전자 베트남 연구개발법인이 자율주행 시대에 기술적 역량을 뒷받침하는 핵심역할을 맡게 될 것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점검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장 점검과정에서 조 사장은 직원들에게 “생산과정 가운데 품질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생기면 과감하게 밝히고 빠르게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철저한 물동과 재고관리 및 구성원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자”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글로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조 사장의 세밀하고 기민한 현장 경영 행보가 비용 관리에 도움이 돼 앞으로 LG전자가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가는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에 있어서 올해 사상 최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LG전자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3조7355억 원, 영업이익 4조7772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보다 매출은 0.3%, 영업이익은 34.5% 늘어나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LG전자가 올해 2분기부터 전체 사업부가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2022년보다 30% 가량 증가한 4조7천억 원을 나타내며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