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S가 개인활동을 통해 하이브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부터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입대가 시작됐지만 올해에도 BTS는 하이브 실적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BTS 완전체 없는 올해에도 BTS 멤버들의 개인활동을 통해 실적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하이브는 지난해 6월 BTS가 그룹활동 중단과 개인활동 시작을 선언한 뒤로 영업이익이 두 개 분기 연속 1년 전보다 하락했다. 하지만 BTS가 개인활동에서도 빛을 발하면서 하이브 실적 하락 우려를 어느 정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빌보드에 따르면 지민이 3월24일 발매한 솔로 앨범 ‘페이스(FACE)’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는 8일자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K팝에서 그룹이 아닌 솔로 가수가 핫100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전까지는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이로써 지민은 그룹과 솔로 활동으로 모두 빌보드 핫100 정상을 찍은 최초의 K팝 가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민은 BTS 그룹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여섯 곡으로 총 17번 핫100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올라섰다.
지민은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도 2위에 올랐는데 이는 같은 BTS 멤버인 RM이 지난해 말 발매한 솔로앨범 ‘인디고’로 기록한 3위를 넘어선 것이다. 지민이 이 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한다면 하이브는 솔로 가수 최초 빌보드200 1위라는 기록마저 가져가게 된다.
지민의 솔로 앨범이 가져다 준 성과를 통해 하이브는 BTS 완전체 없이 맞이한 첫 해에도 실적방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를 경신했지만 4분기만 떼놓고 보면 국내 ‘엔터 빅4’ 가운데 유일하게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30.0%나 하락했다. 3분기와 비교해도 14.8% 줄어든 것인데 BTS 그룹활동 중단 때문으로 풀이됐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도 최근 BTS 부재와 관련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방 의장은 지난달 1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K팝) 지표의 둔화는 명확한데 첫 번째 이유는 BTS의 부재다”며 “해외에서는 K팝보다 BTS의 인지도가 더 높다”고 말했다.
방 의장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BTS는 그룹활동이 아닌 개인활동을 통해 올해도 하이브의 최고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2일 첫 번째 솔로앨범은 낸 RM과 올해 3월 지민에 이어 또다른 BTS 멤버인 슈가도 4월21일 첫 솔로앨범 ‘D-데이’를 발매한다. 그는 앨범 발표 이후 미국과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싱가포르, 한국을 도는 개인 월드투어도 진행한다.
그리고 지난해 데뷔한 신인 걸그룹 뉴진스와 르세라핌, 투머로우바이투게더(TXT)도 BTS와 함께 하이브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뉴진스는 국내 걸그룹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뉴진스가 지난 1월 선보인 ‘디토(Ditto)’와 ‘오엠쥐(OMG)’, 지난해 데뷔앨범에 수록된 ‘하이프 보이(Hype boy)’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음원순위 1~3위를 싹쓸이했다.
뉴진스의 세 곡이 올해 1분기 동안 국내 음원차트 1~3위를 모두 차지한 것으로 이는 2004년 11월 멜론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디토와 오엠쥐는 1월 빌보드 메인차트 핫100에 입성해 각각 5주와 6주 동안 머무르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뉴진스는 7월 새로운 앨범을 발매해 3연속 흥행 성공을 노린다.
르세라핌도 올해 1월 일본에서 싱글 앨범 ‘피어리스(Fearless)’를 발표했고 오리콘 차트 일간, 주간, 월간 싱글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일본 데뷔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르세라핌 역시 다음달 1일 첫 번째 정규앨범 ‘언포기븐(Unforgiven)’을 내놓는다.
‘BTS 직계 후배’로 불리는 TXT는 올해 1월 다섯 번째 미니앨범 ‘이름의 장: 템프테이션’으로 K팝 가수로는 다섯 번째 빌보드200 정상을 차지했다. 이 앨범은 발매 첫 날 180만 장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잠시 주춤했던 하이브의 분기별 실적이 올해 1분기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는 2023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923억 원, 영업이익 417억 원, 순이익 374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34.1%, 영업이익은 12.3%, 순이익은 21.8% 각각 증가한 것이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