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전장부품으로 축 옮긴다, 장덕현 MLCC에 전자소자도 강화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조직정비에 나서며 사업 중심축을 전장부품으로 옮기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의 중심축을 스마트폰에서 전장부품으로 옮기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장 사장은 주력제품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뿐 아니라 전자소자를 통해서도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장 사장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전자소재 분야를 강화했는데 이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낼 분야로 꼽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 사장은 기존 컴포넌트사업부에 속해있던 ‘전자소자팀’을 ‘전자소자사업팀’으로 확대하고 중앙연구소 아래 각 사업부문별 선행개발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최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소자 조직을 확대한 데 이어 삼성전기 연구소 산하에 각 사업부문별 선행개발팀을 만든 것은 최종적 방향성이 전장용 제품군 확대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장 사장이 조직정비를 통해 전자소자 사업에 힘을 주면서 스마트폰 위주의 사업 중심축을 자동차 전장으로 올겨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소자는 회로를 구성할 대 들어가는 필수 부품으로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기는 전자소자로 파워인덕터, 탄탈륨 콘덴서, 칩저항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워인덕터는 반도체에 전류가 급격하게 들어가는 것을 막아줘 안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돕는 부품이다. 탄탈륨 콘덴서는 주변 신호의 노이즈(잡음)를 제거하는 부품이며 칩저항은 전압을 낮추거나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게 만드는 제품이다.

전자소자는 모빌리티산업 발전으로 시장전망이 좋다. 기존 스마트폰에 50여 개가 들어간다면 내연기관차에는 100여 개가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율주행 등 자동차의 전장화가 강화될수록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 사장이 전자소자에 주목하는 것도 '제2의 MLCC'로 불리는 시장성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전자기기의 고성능·다기능화와 초고속 통신의 활성화, 미래차 분야 확산으로 초소형 파워인덕터를 비롯한 전자소자의 전자기기 탑재량이 해마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 분석을 종합하면 세계 인덕터 시장규모는 2020년 38억 달러 수준에서 2025년에는 4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탄탈륨 콘덴서 시장은 2021년 18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에는 37억5천만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격상시킨 전자소자사업팀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관련 사업전략도 함께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 사장은 올해 2월 100여 명의 전사소자사업팀원과 사내 간담회(타운홀 미팅)을 열고 미래 전략을 협의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장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자소자 사업팀은 삼성전기의 미래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할 조직이다”며 "앞으로도 사업영역 확장에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고부가 반도체 기판, 카메라 모듈 등 전체 사업부가 전장부품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매출을 늘리는데 힘을 주고 있다. 여기에 전자소자까지 확대해 전장부품 사업 확대에 더욱 힘을 주려는 것이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용 MLCC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중심축을 전장부품 산업으로 옮겨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려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전자박람회 ‘CES2023’에서 “2022년은 어려웠지만 전장사업은 성장했고 올해도 전장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