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TSMC에 신재생에너지 활용 촉구, TSMC는 안전 이유로 난색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TSMC 등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에게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대만 신주(Hsinchu) 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TSMC Fab2 공장모습.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낮은 신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을 문제삼았다. 

그린피스는 TSMC가 반도체 생산공장 등 사업장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확대해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을 생산할 것을 주문했다.

2일 대만 타이페이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그린피스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낮은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TSMC를 포함한 대만의 4대 반도체 제조업체가 RE100 달성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전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국제 캠페인이다.

TSMC는 그린피스 조사에 응답하며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에서 전체 소비 전력의 0.027%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그린피스 에너지부문 책임자 트레이시 챙은 “(TSMC와 같은)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대신 국제 신재생에너지 인증서만 사들이고 있다”며 “대만의 친환경 에너지 발전에 반도체 제조 업체들이 의미있게 기여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대만 반도체 제조사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해결책으로 태양광 발전을 제시했다.

대만의 지리적 특성상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짓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태양광 발전을 통해 공장 등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전체 면적이 42.2헥타르(축구장 약 60곳 넓이)에 이르는 TSMC의 대만 공장 옥상을 태양광 패널로 덮었을 때 최대 5300만 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일반 가정 1만2552가구가 소비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안은 일반 대중에게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린피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만 국민의 50% 이상이 반도체 제조업체 공장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것을 지지한다. 

주택이나 건물 보유자의 30%는 자신들 소유 건물의 옥상을 TSMC와 같은 회사에 태양광 발전 용도로 임대할 의향을 내비쳤다는 집계 결과도 나왔다.

반도체산업은 에너지 소비량이 큰 대표적 자원집약적 산업이다. TSMC는 대만 전역에 10곳 이상의 공장을 세우고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는 2020년 기준 대만 전체 전력 사용량의 6%를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년 뒤 2025년에 이르면 대만 전력 사용량의 1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TSMC는 그린피스에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태양광 발전설비를 공장 옥상에 설치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TSMC 관계자는 “회사는 2021년에 모두 231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며 “하지만 안전을 고려하면 공장 지붕을 태양광 발전설비로 완전히 덮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의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들인 델타 일렉트로닉스,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어드밴스드 세미컨덕터 엔지니어링은 각각 소비 전력의 4%, 0.075%, 0.009%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그린피스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