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협약 놓고 "하청 빠져 졸속"

▲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일 울산시청에서 '정부와 원·하청 사용자만의 상생 협약 체결식 비판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노동자가 배제된 협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비즈니스포스트]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하청노동자가 배제된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을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2일 울산시청에서 금속노조 주최, 금속노조 조선하청 3지회(현중사내하청지회·거통고조선하청지회·전남조선하청지회) 주관으로 ‘정부와 원·하청 사용자만의 상생 협약 체결식 비판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는 “이번 상생 협약 체결식은 조선업 노동시장의 근본적 문제에 관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되지 않은 졸속 대책”이라며 “금속노조 조선하청 3지회는 정부와 원·하청 사업주만의 기업 중심 상생 협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조선업 격차 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의 하나로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방안 논의를 위한 상생협의체를 발족했다.

이어 올해 2월27일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 체결식’을 통해 기성금을 높이고 재하도급 물량을 최소화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내놨다.

금속노조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51일 동안의 파업 뒤 윤석열 대통령은 조선업 이중구조를 개선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고용노동부는 대책이라는 것을 내놓았지만 일관되게 기업 중심이었다”며 “이번 협약은 정부와 기업 사이 밀실논의였다는 실태를 정확하게 보여준 그들만의 잔치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의 노동 관련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조선업 노동자를 희생양 삼아 불황기를 버티게 했던 정부는 일감이 증가하고 조선업이 살아나자 이제는 ‘인력난’이 심각하다며 엄살을 부리는 조선업 원하청 사업주들의 민원 해결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고용노동부는 주 52시간 때문에 하청노동자의 임금이 줄었다는 언론플레이를 해오던 사업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특별연장근로시간제’를 대폭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고 이제는 주 69시간 노동이 가능하도록 노동시간제도를 개악하려 한다”며 “지금도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은 고강도·장시간 노동에 쓰러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청노동자들을 향한 불법행위에 엄중히 대처할 것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원하청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 4대보험 횡령과 미가입, 불법다단계 하청, 임금 체불 등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