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금융 노협)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

KB금융 노협은 9일 오후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에 ‘낙하산 방지 정관 개정 및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KB금융 노조협의회 사외이사로 임경종 추천, 전 수은인니금융 대표

▲ 류제강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의장(오른쪽)이 9일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하고 있다. <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 >


KB금융은 3월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임기 만료에 따라 최소 3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출한다.

KB금융 노협은 이번 주주제안을 위해 임직원 및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위임장을 접수 받아 법적 요건을 넘어서는 지분을 확보했다.

주주제안을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의 0.1% 이상이 필요한데 KB금융 노협은 KB금융지주 주식 총수인 3억8963만4355주의 0.25%인 96만804주를 확보했다.

KB금융 노협은 주주제안을 통해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PT KOEXIM MANDIRI FINANCE)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임경종 후보는 6년 이상의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경력을 포함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33년 동안 일하며 해외사업과 리스크관리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KB금융 노협은 “임경종 후보는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해외사업부문 정상화를 위한 KB부코핀은행의 리스크관리와 현지 영업력 확대 측면에서 최적의 후보자”라고 말했다.

KB금융 노협은 KB금융의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인수를 투자실패로 규정하고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임경종 후보의 이사회 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류제강 KB금융 노협 의장은 “사측이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 시점을 2023년이 아닌 2025년으로 말하는 것은 ‘알 수 없는 추가 부실규모’를 감안한 임기응변”이라며 “부코핀은행은 추가 부실로 충당금 적립이 이어지고 투자실패가 커질 수 있는 우려를 명확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노협은 최근 금융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관치금융’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정관 개정안도 주주제안서에 담았다.

공직자윤리법을 준용해 최근 5년 이내에 행정부 등에서 1년 이상 일한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회장) 선임을 금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류제강 의장은 “이번 주주제안은 KB금융의 해외사업부문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령에 따른 합리적 주주제안이 노동자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는 악의적 프레임에 갇혀 무산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노협의 사외이사 추천과 관련해 “KB부코핀은행은 배드뱅크를 인수해 굿뱅크로 전환하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실패한 해외투자로 볼 수 없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자본투입을 통한 우량은행 전환 및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영업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