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 해외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소폭 높여잡았다.

윤 사장은 2년 연속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수주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뒀다. 국내 건설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 더욱 집중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늘Who] 윤영준 현대건설 해외수주 목표 더 높여, 국내 둔화 만회 채비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작년보다 높여 잡았다.


19일 현대건설은 별도기준(현대엔지니어링 제외)으로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16조5천억 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신규수주 19조7849억 원과 비교해 16.6% 감소한 수치다. 

올해 현대건설의 별도기준 신규수주 목표를 구체적으로 보면 국내 10조8천억 원, 해외 5조7천억 원이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신규수주 19조8천억 원 가운데 국내에서 16조9천억 원, 해외에서 2조9천억 원을 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눈높이는 대폭 낮추고 해외는 크게 높인 셈이다. 

분양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에 건설자재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며 올해 주택사업 수익성이 둔화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윤 사장은 넉넉한 수주잔고를 쌓아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수주잔고는 연결기준 90조283억 원이고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해도 60조 원에 이른다.

다만 국내사업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만큼 수익성을 담보로 한 프로젝트를 선별적으로 수주하고 대규모 해외 플랜트·토목사업을 확대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윤 사장이 본격적으로 현대건설을 지휘하기 시작한 2021년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2.98%로 전년 5.7%보다 크게 빠졌고 2022년에도 2.89%를 기록하며 반등하지 못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에 공정이 밀렸고 2022년에는 건설자재값이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윤 사장은 해외현장의 공정을 끌어올리는 한편 2023년 해외수주 목표 달성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는 공정이 궤도에 오르면 매출과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된다. 대우건설이 2022년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발표했을 때 이라크 알 포(Al Faw) 항만공사,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 플랜트 등의 해외현장 매출이 본격화하며 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프로젝트(3조2천억 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2조 원), 파마나 메트로 3호선(1조7천억 원) 등 해외 현장 매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12조 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사업이 전년보다 51% 늘어난 4조2천억 원을 차지했다. 

다만 아랍에미리트(UAE)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 관련 500억 원, 두바이 대관람차 수리비용 200억 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지난해 4분기 해외사업 원가율이 100% 수준을 조금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만큼 2023년 부터는 수익성에 보탬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2021년에 별도기준 해외수주 목표 6조 원, 2022년에는 5조6천억 원을 제시했는데 2021년 3조6천억 원, 2022년 2조9천억 원을 달성해 2년 연속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2020년 7조7천억 원을 거뒀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감소 요인으로는 중동 지역 등 주요 발주처에서 2021년 코로나19 충격에 발주를 미뤘고 2022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줄루프 프로젝트 유전개발 프로젝트를 아쉽게 일본 JGC에 내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윤 사장은 해외수주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둔 만큼 올해는 해외수주 목표달성에 자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021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나맷(Nammat) 프로그램을 추진할 NEC(National EPC Chmapion) 협력사로 선정됐다. 나맷은 사우디 국영에너지기업 아람코의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선택적 성장을 뜻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에쓰오일의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프로젝트'를 따내며 사우디에서 수주 기대를 더욱 높였다.

현대건설은 2023년에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네옴시티 터널 3개 패키지, 아미랄 석유화학 프로젝트, NEC프로젝트뿐 아니라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싱가폴 철도, 베트남 공항 등에서 수주가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를 열고 “올해 중동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해외수주 경쟁강도도 과거보다 많이 낮아졌다”며 “올해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하면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원전, 수소플랜트, 풍력, 재생에너지 민간 전력구매계약(PPA)사업 등 신사업도 본격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