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 비중 10% 넘어선다, 하이브리드 추월 확실

▲ 전기차가 2022년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를 턱밑까지 따라왔다. 자동차업계에선 올해 다양한 신차 전기차가 시장에 출시돼 친환경차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사진은 올해 4월 출시 예상되는 기아 EV9 콘셉트.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확산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하이브리드차를 턱밑까지 따라왔는데 올해는 다양한 신차가 나와 친환경차의 주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올해 모든 차급에서 국산 전기차 라인업이 갖춰지면서 국내 전기차 전환 추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즈유데이터센터 통계를 보면 2022년 국내 차 시장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는 모두 판매량이 뒷걸음쳤지만 전기차는 16만4482대로 2021년보다 63.8%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도 늘었지만 21만1304대로 1년 전보다 14.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2021년만 해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 차이는 8만4397대였으나 지난해 4만6822대로 크게 좁혀졌다.

2022년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율 14.3%가 올해도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전기차 판매량이 47%만 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을 추월하게 된다.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며 판매 차종 수에서는 하이브리드차를 넘어서는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11종과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 등 12종의 국산 하이브리드차가 판매되고 있다. 전기차는 현대차·기아 8종에 한국GM이 수입판매하는 볼트EV, 볼트EUV를 더하면 10종이다.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 레이EV와 EV9, 현대차 코나EV와 아이오닉5 N, 쌍용차 U100 등 5종의 전기차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레이EV와 코나EV는 국내에서 과거 단종됐다가 새로 나오는 차량이고 나머지는 모두 처음 등장하는 신차다.

반면 올해 출시되는 하이브리드 신차는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 1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레이EV와 EV9은 각각 국내에서 최초로 판매되는 경형 전기차, 대형SUV 전기차로 소비자의 선택지를 크게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경형부터 대형 세단 및 SUV를 아우르는 모든 차급에서 전기차 라인업이 갖춰지게 된다.

2022년 국내에서 전기차는 모두 16만4482대가 판매돼 전체 신차 판매량(168만5028대) 가운데 9.76%를 차지했다. 이는 전기차 전환에 있어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서도 비교적 빠른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유럽에서 전기차는 모두 100만2720대가 판매돼 전체 신차 판매량 가운데 12.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5.1%로 나타났다.

정부 주도로 강력한 전기차 전환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전기차 선진 시장인 유럽 다음으로 빠른 속도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국내 완성차업계는 상품성 높은 전기차 신차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전기차 모델의 다양화는 전기차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올 4월 플래그십 전기SUV EV9을 국내에 출시하기 위한 최종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부적 차량스펙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고성능 라인업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전기차 가운데 최대 주행거리와 가속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지난해 CEO인베스터 데이에서 EV9가 육중한 차체를 짊어지고도 제로백(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 5초 대에 1회 충전으로 540km를 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현대차그룹 전기차 아이오닉6의 최대 주행거리는 524km,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1초다. 

현대차가 올해 내놓는 아이오닉 N은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다. 앞서 출시된 기아 고성능 전기차 EV6 GT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데 최고출력 580마력 이상에 제로백 3초 대의 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쌍용자동차도 주력 모델 토레스에 기반한 전기차 U100을 출시한다. 토레스는 지난해 7월 본격 판매를 시작한 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중형SUV 차급에서 기아 쏘렌토에 이은 판매 2위권을 유지한 인기 모델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상품성 높은 다양한 전기차 모델의 등장에 힘입어 지난 2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2020년 4만6677대에서 2021년 10만402대로 2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16만4482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2년 기준 국내 자동차 시장의 88%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G80 전동화모델, 8월 EV6, 9월 GV60등 4개 차종을 새로 내놨다.

2022년에도 3월 GV70 전동화모델, 9월 아이오닉6, 10월 고성능 전기차 EV6 GT를 출시했다.

올해 현대차그룹과 쌍용차가 내놓을 다양한 전기차 신차들은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혀 하이브리드차의 입지를 위협하며 국내 자동사 시장의 전기차 시대를 더욱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