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GM 배터리공장 노조 설립에 미국정부 대환영, 인력 확보 돕는다

▲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사진)에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들어서는 일을 두고 미국 정부가 환영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에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유력해지면서 미국 정부가 환영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강성 노조로 꼽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과 GM 공장의 인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공장 운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지역언론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는 앞으로 얼티엄셀즈 미시건주와 테네시주 공장에서 노조를 설립하는 데 연이은 성과를 자신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해당 지역에서 건설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에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얼티엄셀즈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진행된 근로자 투표를 통해 전미자동차노조가 압도적 찬성표를 얻어 정식으로 사측과 대표교섭에 나설 수 있는 권리를 사실상 확보한 데 이어지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측은 일정 기간 내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710 대 16이라는 압도적 표 차이를 고려하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 정부도 전미자동차노조의 정식 노조 설립을 환영하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현지시각으로 12일 미시건주에서 열린 에너지부 주최 배터리 관련 행사에 참석해 “전기차 배터리업계의 일자리에 노조의 영향력을 자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얼티엄셀즈 측은 그동안 전미자동차노조의 배터리공장 노조 설립 시도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왔다. 앞으로 임금협상 등 측면에서 사측이 불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전미자동차노조가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근로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증명하면서 앞으로 설립되는 2곳의 배터리공장에도 모두 강성 노조가 들어서는 일이 기정사실에 가까워지게 됐다.

전미자동차노조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3곳에 모두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한다면 근로자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얼티엄셀즈가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미국 내 4번째 배터리공장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일 공산이 크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앞으로 미국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용 증가 등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한 전략을 짜야만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 커리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에너지부 주최 행사에서 “오하이오 공장 근로자들의 뜻을 확인한 만큼 사측과 협상이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는 데 낙관적 시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앞으로 완공되는 미시건 및 테네시주 공장에서 투표를 진행하는 대신 ‘카드체크’ 방식으로 노조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체크는 대표교섭 지위 확보를 위한 정식 절차를 생략하고 약식 투표를 통해 전미자동차노조가 공장에 정식 노조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오하이오주 공장에서도 카드체크 방식을 주장해 왔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GM 측의 반대로 이를 포기하고 미국 노동위원회의 정식 절차를 거쳐 투표를 진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전미자동차노조를 대하는 태도 역시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 오하이오주 근로자 투표에서 여론을 확인한 만큼 전미자동차노조의 노조 설립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전미자동차노조와 최대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앞으로 임금 협상이나 공장 운영 과정에서 노사 마찰을 최소화하는 일이 LG에너지솔루션 및 GM에 중요한 과제로 남을 수 있다.
 
LG엔솔 GM 배터리공장 노조 설립에 미국정부 대환영, 인력 확보 돕는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다만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전미자동차노조가 얼티엄셀즈 공장에 노조를 설립하는 일은 정부 지원이나 인력 확보 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미국 에너지부가 이날 행사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업계에서 근로할 충분한 인력 육성을 위해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내 배터리공장이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하려면 수천 명에 이르는 인력이 필요하다. 불과 수 년 안에 현지에서 상당한 규모의 인력을 조달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전기차와 반도체, 배터리 분야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공장에서 근무할 인력을 확보하는 일은 얼티엄셀즈에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배터리업계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전미자동차노조와 협력해 고용 절차도 지원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큰 도움을 받게 될 수 있다.

그랜홈 장관은 “바이든 정부의 노력으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지만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 정부는 현지에서 고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노력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여러 배터리업체의 공장 가동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바이든 정부가 앞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 본격 시행을 통해 전기차 및 배터리업체를 지원하는 과정에서도 전미자동차노조가 들어선 공장은 유리한 위치에 놓일 공산이 크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미국 내 자동차기업에 유리한 조건을 담고 있는 이유도 GM과 포드가 노조에 우호적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전미자동차노조의 노조 설립을 열린 태도로 받아들이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결과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낳게 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얼티엄셀즈 관계자는 “전미자동차노조의 대표교섭 지위 확보가 사업 구조나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