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남성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4번째 도전 끝에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성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2022년 6월부터 선정입찰에 도전했지만 2번 연속 시공사들이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고 3번째에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해 유찰됐다. 이에 조합은 입찰보증금까지 내려 시공사 선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남성아파트 공사비 올리고 입찰보증금 내려, 4수 끝에 시공사 찾을까

▲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남성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4번째 도전 끝에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남성아파트. <네이버>


1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남성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2023년 1월13일 4번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성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지하 3층~지상 28층, 공동주택 488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488세대 가운데 각각 52세대가 공공임대와 일반분양 물량이다. 

남성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그동안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사업성이 꼽힌다. 공사비가 낮고 일반분양, 공공임대 물량 비중이 높아 사업성에서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조합이 3.3㎡당 공사비를 지난해 초 첫 공고에서 525만 원을 냈고 이후 4차 공고까지 720만 원 수준으로 40% 가까이 올렸지만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지역 공사비는 3.3㎡ 800만 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남성아파트는 문래동 노후 아파트 일대와 가까워 이 사업을 확보하면 문래동 일대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이에 현장설명회에 다수의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장설명회 참여가 관심을 뜻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지속 유찰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합이 지난해 11월18일 진행한 현장설명회에서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DL건설 등 많은 건설사들이 참여해 시공사 선정 기대감이 높았지만 올해 1월4일 무응찰로 끝나 유찰됐다. 

조합은 1차 공고에서 공사비로 3.3㎡당 525만 원 수준인 1051억 원가량을 책정했다. 이후 건설자재값 인상을 반영해 2차 공고에서는 공사비를 1261억 원 가량(3.3㎡당 630만 원)으로 올렸다.

이에 지난 5월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첫 번째보다 많은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동부건설 등 7개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또다시 유찰됐다. 

도시정비시장에서 한 건설사가 단독으로 입찰되면 유찰돼 다시 입찰이 진행된다. 2번 유찰이 발생하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다만 조합이 공사비를 증액하는 등 입찰 조건을 수정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없어 조합은 3차 공고를 다시 냈다. 

결국 조합은 3차 공고에서 공사비를 1440억9907만 원(3.3㎡당 720만 원)으로 올렸다. 시공사 선정을 위해 초강수를 둔 셈이다. 이에 롯데건설이 3번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일인 10월24일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조합은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했지만 3차례 유찰된 것을 고려해 추가로 조건을 변경해서 4차 공고를 냈다. 이행보증금을 9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낮춘 것이다. 

이행보증금이란 공사도급계약에 따른 의무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도급금액의 10~20%를 계약보증금으로 도급인에게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시공사는 현금과 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조합은 이를 현금으로 요구해 시공사의 부담이 크다. 

한편 지난 11월28일 진행된 현장설명회에서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건설, 효성중공업, 대방건설이 참여했다. 경쟁입찰을 통한 시공사 선정에 파란불이 켜졌다고 도시정비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롯데건설이 3차 입찰에 단독참여한 뒤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가장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조합은 공사비를 올리고 이행보증금을 낮춘 만큼 2023년 1월 경쟁입찰에 대한 기대도 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 조합들이 단독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다수의 시공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조금 더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원하기 때문이다.  

남성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5개 건설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2023년 1월 입찰 결과에 관해서는 확답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