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온과 포드가 미국 켄터키주에 신설하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에 주정부 차원의 대규모 지원금을 선제적으로 승인받아 시설 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지역언론 WDRB에 따르면 켄터키주 당국은 현지시각으로 8일 블루오벌SK에 2억5천만 달러(약 3300억 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제공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SK온 포드 미국 배터리공장에 주정부 지원금 승인, 켄터키주 역사상 최대

▲ 켄터키주가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전기차 배터리공장에 대규모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 켄터키주 배터리공장 예상 조감도.


블루오벌SK는 SK온과 포드가 미국 배터리공장 공동 투자와 운영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켄터키주 당국은 이와 별도로 최근 공장 건설을 위한 1500에이커(약 607만 제곱미터)의 부지도 SK온과 포드 측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금액으로 따지만 약 2700만 달러에 해당한다.

향후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직업훈련 교육도 켄터키주가 들이는 2500만 달러 상당의 지원을 통해 현지 대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다.

주 정부 차원에서만 현재까지 SK온과 포드 배터리공장에 4천억 원 가까운 지원을 약속한 셈이다.

WDRB에 따르면 이는 켄터키주 역사상 기업에 제공한 가장 큰 규모의 보조금으로 추정된다.

SK온과 포드가 켄터키 배터리공장 설립에 들이는 투자 비용도 58억 달러(약 7조6천억 원)으로 역사상 최대규모인 만큼 당연한 수순으로 분석된다.

켄터키주에서 제공하는 지원금은 일시금 형태로 선지급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주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면 수 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승인 절차도 대폭 간소화됐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WDRB를 통해 “이번 지원은 통상적 절차와 다소 다르게 이뤄졌다”며 “주 정부가 들이는 보조금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SK온과 포드 배터리공장이 켄터키주에 일으킬 경제적 효과가 보조금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의미다.

SK온과 포드는 주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대신 2026년까지 2500명을 새로 고용하고 평균 26.41달러의 시급을 제공해야 한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지원금이 회수될 수 있다.

WDRB에 따르면 켄터키주 정부가 SK온과 포드 배터리공장에 제공하는 지원금을 두고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 보조금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비영리기관 굿잡퍼스트는 포드와 같은 기업이 보조금 없이도 충분히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공장 건설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일이 나중에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큰 선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인 버시어 주지사와 크리스 맥다니엘 켄터키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모두 SK온과 포드를 향한 주 정부의 지원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맥다니엘 상원의원은 WDRB를 통해 “켄터키주의 보조금 지급 결정은 다른 주와 경합을 벌이기 위해 필요했던 일”이라며 “성공적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