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주목해 봐야 할 계열사는 롯데케미칼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로 ‘오너 3세 경영’을 준비하는 신유열(일본이름 시게미츠 사토시) 상무보가 일하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신 상무보를 '보좌'할 임원진에게 자연스럽게 시선이 몰린다.
 
신동빈 아들 신유열 '경영 스승' 누가 되나, 롯데케미칼 인사 관전 포인트

▲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주목할 계열사는 롯데케미칼이다.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 상무보(사진)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8일 재계에서는 조만간 실시될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특히 롯데케미칼 인사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케미칼 임원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신유열 상무보의 경영수업을 누가 이끌어가게 될지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상무보는 2020년 상반기 일본 롯데에 부장급으로 합류하면서 처음 롯데그룹 안에 등장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활동하는 터라 그의 행보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신 상무보의 움직임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올해 5월이다. 롯데케미칼 일본 동경지사에 상무보 직급으로 합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다.

현재 신 상무보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의 일본 동경지사에서 근무하며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처음 한국에서 일할 때 근무했던 회사 출신 직원들을 수십 년 동안 중용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 상무보 주변에 어떤 임원진이 배치될지는 매우 중요하다.

신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본격적으로 받았다. 당시 함께 일했던 부장급 이상 직원과 임원들은 이후 신 회장 시대를 여는 데 주요 역할을 맡았다.

대표적 인물은 황각규 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황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부임했을 때 부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일본에서 나고 자라 한국 생활을 낯설어한 신 회장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이 가장 의지했던 동료로 황 전 부회장이 제일 먼저 언급되는 것은 그가 신 회장 곁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황 전 부회장은 이런 인연 덕분에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기획조정실과 정책본부에서 주요 보직을 꾸준히 맡으며 롯데그룹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신동빈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의 공동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 역시 황 전 부회장이 얼마나 신 회장의 신뢰를 받았던 인물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황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의 실세, 롯데그룹의 2인자로 불린 데는 모두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신동빈 회장과 함께 호남석유화학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인물이다.

이 밖에도 호남석유화학 출신 인사들은 계열사 대표도 많이 맡았다.

신 회장이 2018년 말 경영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계열사 대표 9명은 모두 호남석유화학 출신들이었다.

이런 역사를 감안하면 신 상무보가 누구와 롯데케미칼에서 손발을 맞추느냐로 향후 롯데그룹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신 상무보의 경영 행보는 여전히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베일에 싸여 있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노출 빈도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신 상무보는 올해 9월 신동빈 회장의 동남아시아 출장에 동행하며 여러 공식 석상에 얼굴 비췄다.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여러 협력 파트너들과 얼굴을 익힌 것을 두고 ‘롯데그룹 3세 경영의 서막이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10월에 롯데그룹 유통군HQ 소속의 여러 대표들과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 매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