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 노조가 10월10일 충북 진천블로썸캠퍼스 사업장 앞에서 제 6차 선전전을 하고 있다. < CJ제일제당 노동조합 > |
[비즈니스포스트] CJ제일제당 노사 사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창사 이래 70년 만에 결성된 CJ제일제당 노동조합은 사측과 단체협약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노동쟁의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이에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4일 CJ제일제당 노동조합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CJ제일제당 노조는 오는 12월까지 대의원 선거를 치러 대의원회를 구성한다. 대의윈회 의결은 노조 총회를 갈음할 수 있어 전면파업 결의가 한결 쉬워진다.
실제 유민주 CJ제일제당 노동조합 회계감사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대의원 구성을 마치고 전면파업을 할 수 있는 준비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9일 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6.27%로 쟁의행위에 들어가기로 의결했다. 그리고 이달 들어 10일부터 14일까지 진천블로썸캠퍼스에서 부서별로 지명파업을 진행했다.
지명파업은 부분파업의 일종으로 일부 조합원을 지명해 작업거부를 함으로써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인원의 책임을 면하게 하는 쟁의행위이다.
지명파업으로 CJ제일제당의 생산활동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지만 노조가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양창호 CJ제일제당 노조 사무국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쟁의행위뿐 아니라 다른 행위들도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것은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노동조합은 올해 3월 결성됐다. CJ제일제당이 설립된 1953년 이후 처음으로 노조가 만들어지자 식품업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CJ제일제당 노조에 따르면 노조가입 인원은 1천 명 안팎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CJ제일제당 전체 임직원이 8151명이라는 점에서 아직 조직율은 높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노조원의 98%는 식품사업부 생산직 소속으로 결속력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사업부 생산직의 약 25%가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CJ제일제당 노조는 사측에 급여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양창호 노조 사무국장은 “노사간 주요 쟁점은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다른 면이 있다”며 “명절상여, 하계휴가 보장, 수당제도 개선, 경조금 등의 4가지가 핵심 요구 사항이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과 노조는 그동안 단체교섭을 14차례 가졌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회사측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양창호 노조 사무국장은 “사측에서 교섭위원들로 나오는 사람은 결정권이 없다“며 ”사실상 노조는 사측을 전혀 신뢰하지 않으며 공문으로만 서로의 입장을 주고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사측은 노조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제시안은 밝히지 않았다.
당분간 노사는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는 대의원회 구성을 마칠 때까지도 회사측이 협상에 제대로 임하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