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를 이끄는 민희진 대표이사가 신인 걸그룹 '뉴진스'를 앞세워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는 K팝 획일화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데 민 대표가 보여준 변화가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대세 걸크러쉬에 도전한 뉴트로, 민희진 '뉴진스'로 K팝에 다양성 제안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신인 걸그룹 뉴진스를 앞세워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9일 하이브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데뷔한 뉴진스는 최근 국내외 스트리밍 시장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진스는 국내 걸그룹 최초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미국' 차트에 데뷔곡 '어텐션(Attention)'을 진입시키는 등 성과를 냈다. 

또한 '어텐션(Attention)'과 '하이프 보이(Hype boy)'를 멜론 실시간 차트 '톱100' 1·2위에 올렸다. 이 역시 역대 걸그룹 최초다.

앞서 8월에는 첫 앨범을 출시한지 1주일만에 31만 장을 팔아 역대 걸그룹 데뷔 음반 가운데 최고 판매량을 갈아치운 바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신인 걸그룹 뉴진스가 이토록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비결로 기존의 'K팝 성공공식'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 대표는 8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히트하려면 이래야 한다'는 어느 정도 공식화된 기존의 K팝 스타일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는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업계 전체가 윈윈하기 위해서는 모방이 아닌 신선함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근까지도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스모키 화장으로 여전사처럼 연출하고 박력 있고 빠른 군무를 앞세운 이른바 '걸크러쉬' 아이돌이 대세였다. 걸크러쉬란 같은 여자가 봐도 멋지고 반할만한 여자를 의미한다.

이런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아이돌은 2016년 데뷔해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블랙핑크의 성공을 바라보며 걸크러쉬 아이돌 육성이 성공의 지름길로 받아들이게 됐다.

결국 비슷한 음악 장르와 콘셉트로 살아남기 위해 더 강렬한 음악과 파워풀한 안무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그러자 이에 식상함을 느끼는 팬들이 생겨났고 K팝 획일화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졌다.

중국의 유명 프로듀서 빌리 코는 2018서울국제뮤직페어에서 한 강연을 통해 "K팝이 획일화한 아이돌 생산을 반복하다간 자멸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세 걸크러쉬에 도전한 뉴트로, 민희진 '뉴진스'로 K팝에 다양성 제안

▲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걸그룹 뉴진스 멤버들.


올해 등장한 뉴진스는 데뷔 앨범 '뉴 진스'(New Jeans)의 음원부터 패션까지 1990년대 복고(레트로) 스타일로 차별화했다. 당시 유행했던 R&B와 아카펠라 장르로 신선함도 안겨줬다.

레트로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뉴트로'는 3040세대에는 향수를, 1020세대에는 신선함을 줘 최근 문화계 전반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뉴진스의 안무를 봐도 빠르고 강렬한 칼군무가 아닌 리듬감만 맞춘 자유로운 안무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팬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 대표는 9월 SBS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있게 준비했고 (K팝 팬들이) 이런 음악들을 좋아해줄 것이라고 기대했기에 성공하리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뉴트로 스타일과 관련해서는 "내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것들이 지금 10대들에게도 유행하는 아이템이 됐다"며 "제가 좋아하고 우리 멤버들이 좋아하는 거면 저는 (앨범을) 사실 분들도 다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