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한동훈 국감 받는 것 같지 않아, 야당 공세에 강하게 응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비즈니스포스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장관으로서 국회 국정감사 데뷔전을 치렀다.

한 장관은 피감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 등에 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에서는 한 장관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권 의원은 “한 장관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에서 '검수완박 법완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범죄 수사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생생히 보셔서 잘 알고 있다'고 했다"며 “장관이 아니라 ‘정치인 한동훈’의 연설문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진짜 저 당시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라고 응수했다.

권 의원은 검수완박 입법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박병석 전 국회의장 앞에서 작성했던 합의문이 양 당 의원총회에서 추인됐었던 점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국회의원 대부분이 중요수사를 못하게 하려는 마음이었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한 장관은 “그 합의가 진정한 합의라면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 같은 일이 있을 수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한 장관은 검수완박 법안때문에 검찰의 민생 관련 수사가 지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형사, 공판부 수사 인력 대부분이 정치수사에 동원돼서 민생수사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고 묻자 한 장관은 "검수완박 때문"이라며 "고소나 고발사건 처리가 늦어지기 때문에 변호사의 70%가 검수완박에 반대했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인사정보관리단, 노란봉투법 관련 질의에서도 본인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인사실패 검증책임이 대통령실에 있는지 법무부에 있는지 묻자 한 장관은 “인사실패를 어느 한 쪽에 둘 수 없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재차 “민정수석실을 줄이겠다며 인사검증 기능을 법무부에 이전했는데 과거 민정수석실보다 더 큰 권력집중이 법무부에 이뤄져 삼권분립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의원님과 (인사정보단) 얘기를 한 지도 꽤 됐는데 이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며 논쟁을 멈춰달라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14년 동안 51건의 노동조합대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청구한 금액이 2800억 원이다”라며 “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을 추진하려고 하니까 (한 장관이) 헌법에 충돌되는 지점이 있다고 하는데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노동자를 상대로 한 손배가압류문제를 해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은 “노란봉투법’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사인 간 민사책임을 면해주는 것이라서 굉장히 파격적이다”며 “민주당이 집권했던 지난 5년 동안 다 할 수 있었는데 안 한 것도 이런 충돌을 감안한 게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사인관계를 규정하는 민법에 대한 특별법으로 만들어진 게 노동법”이라며 노란봉투법이 현행 헌법체계에 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과다한 청구로 가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사인 간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주는 부분이어서 법으로 일반화하면 공감할 수 없는 사례도 적용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 장관은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가 정치보복이 아니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김승원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 수사의 편향성을 지적하자 한 장관은 "상당수는 민주당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져 오래 이어진 내용"이라며 야당 내에서도 문제가 됐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전 정권처럼 청와대 캐비냇을 들추거나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없는걸 들춰내는 게 아니어서 정치보복이 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한 장관은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전주혜 의원은 “(검찰이) 성남FC에 50억 원을 후원한 두산건설을 제3자 뇌물수수로 기소했는데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실장이 공모한 걸로 공소장에 적시돼있다”며 “(공소장에) 이 대표 이름이 33번, 정 실장은 17번 나온다고 하는데 두 사람이 공범으로 적시돼있다는 건 (이 대표를) 기소할 예정이라고 봐도 되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구체적 사안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검찰이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할거라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해 화제가 된 만화 '윤석열차'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남국 의원이 '윤석열차'에 관한 의견을 묻자 한 장관은 "표현의 자유는 넓게 보장돼야 하지만 혐오나 증오의 정서가 퍼지는 것은 반대한다"며 "제가 심사위원이었으면 상을 줘서 응원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법무부를 포함해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이민정책연구원 등이 피감기관이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한 장관에게 집중됐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범죄예방정책국 인원 증가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한 장관을 두고 "실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장관이 인원 증원에 동의하자 박 의원은 "오늘은 (한 장관과) 잘 맞는다"면서도 "정권에 부담되거나 하는 말도 무겁게 받으면 좋겠다"고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