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가까스로 강보합을 보이기는 했지만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유럽의 경제상황 변화가 당분간 글로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변동성이 적은 종목을 중심으로 신중히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0월 국내증시 이제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봐야, 어떤 종목 담을까

▲ 29일 국내 증시가 강보합 마감한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변동성이 적은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진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연합뉴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4포인트(0.08%) 상승한 2170.93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전날 대비 1.20포인트(0.18%) 높은 675.07에 거래를 끝냈다.

양대 지수 모두 간밤 미국 뉴욕증시 반등에 힘입어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장중 힘을 잃으며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2거래일 만에 강보합 마감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여전히 증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언제든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시점이다”면서도 “금리 불안 요인이 잔존하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을 논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도 “현재 큰 폭의 조정을 겪은 시장이지만 대내외 악재를 감안할 경우 당분간 증시 방향은 상방보다는 하방으로 압력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유럽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좌우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정책이 거의 상수가 된 상황으로 충격보다는 예견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 가능성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이번 주 들어 유럽 상황에 따라 크게 움직였다.

현지시각으로 26일 영국정부가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하자 그 영향에 영국의 국채가격이 하락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4% 이상 급락했다. 결국 이날 미국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튿날인 27일 뉴욕증시가 상승 출발했으나 장 중반 유럽에서 가스관 폭발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 전환했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스를 나르는 노르트스트림-1,2가 훼손돼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사태가 누구의 소행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며 주요 국가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강탈한 우크라이나 영토 4곳에서 실시한 러시아정부의 병합 주민투표와 러시아의 핵무기 카드 사용 가능성 등도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요인이 됐다.

뉴욕증시는 28일 영국중앙은행(BOE)의 국채매입 소식에 화답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BOE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0월14일까지 장기국채를 사들이고 양적긴축도 연기하기로 했다.

유럽발 이슈에 따라 뉴욕증시가 변동하자 국내 증시도 유럽의 정치·경제 이슈에 따라 움직였다.

한국시각으로 2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파운드화 쇼크로 외국인투자자들이 빠져나갔고 이튿날 가스관 이슈가 터졌을 때는 코스피지수가 2200선 밑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29일 장 초반 상승세를 탔던 것도 유럽발 호재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10월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시장인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외국인 매도물량이 출회되는 환경인데 이와 상반된 모습이 확인되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에 부합하는 종목들은 추가 낙폭이 제한될 수 있고 추후 반등 때에 시장보다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자동차, 음식료, 운송 업종 투자를 권고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 기아, 신세계, BGF리테일, 진에어 등을 꼽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방산주와 리오프닝주, 변동성이 적은 주를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한 연구원은 “전반적 지수 상단은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의 확전 가능성 및 대만 문제에 따른 군사 마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방산주, 본격적 일상회복으로 인한 카지노와 엔터테인먼트 등 리오프닝주, 변동성 장세에 대비한 음식료 등 저변동성 관련주들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도 “힘든 상황이 전망되는 가운데 이런 상황에서는 가시적 숫자가 없는 기업, 차입 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피해야 한다”며 “현금 보유액이 충분한 기업들이 알파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