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TSMC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비투자 규모 차이가 커 3~5년 안에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란 대만 IT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대만 최대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의 황친융 사장은 16일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에 열광하는 이유’ 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최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3~5년 안에 TSMC와 정면승부를 벌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IT 전문매체 "삼성전자 TSMC 추격 어려워, 투자금액 격차 커"

▲ 대만 최대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의 황친융 사장은 16일 기고문을 통해 삼성전자가 3~5년 안에 TSMC와 정면승부를 벌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방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3나노 양산모습과 TSMC 본사 모습.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17%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의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포함) 투자규모 증가율은 2021년 현재 40% 수준으로 올라갔다. 직전 2년 동안 투자 증가율보다 2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매출 80% 이상이 파운드리에서 나오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투자 확대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1년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금액은 D램에 약 10조 원, 낸드플래시에 약 12조5천억 원, 파운드리에 약 13조 원 등 총 35조5천억 원이 투자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황 사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 TSMC는 설비투자의 규모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로 TSMC와 파운드리 설비투자 격차는 기존 3배에서 2~2.5배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격차를 더 좁히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첨단 극자외선(EUV) 용량만 놓고 보면 TSMC가 삼성전자의 약 3.5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삼성전자의 투자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황 사장은 “TSMC는 첨단 파운드리 제조공정에 대한 가격 인상의 여력이 남아있고 장비 납품이 지연됐을 때 협상할 카드를 갖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의 성장 여지는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사장은 고객수에 있어서도 삼성전자와 TSMC의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TSMC의 고객사는 최대 1천여 곳인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의 고객사는 150여 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는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으로부터 파운드리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삼성전자는 수년 동안 파운드리 점유율을 확대하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3개월 앞선 2022년 6월부터 3나노 양산에 들어갔으며 신공정인 GAA 방식을 3나노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TSMC는 2나노 양산부터 GAA 공정을 활용한다.

황 사장은 “삼성의 3나노 GAA 기술 리더십은 파운드리 사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며 “4세대 D램 기술에서 극자외선(EUV) 장비를 조기에 선보인 것이 IP(설계자산) 축적에 있어서 큰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