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국투자신탁운용 킨덱스 대신 에이스로, 배재규 ETF 강자 자신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9월14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새 ETF 브랜드 'ACE'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최초의 ETF를 최고로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를 최고의 에이스로 만들기 위해 이름도 ACE로 바꿨습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새로운 ETF 브랜드 'ACE'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감있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1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서울 명동에 있는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ETF 브랜드 이름을 기존 'KINDEX'에서 'ACE'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KINDEX는 2008년부터 약 14년 동안 사용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브랜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ETF 규모는 약 3조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ETF시장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약 4%의 점유율을 확보해 삼성자산운용(42%), 미래에셋자산운용(38%), KB자산운용(7%)에 이어 4위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위 삼성자산운용이나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격차는 크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ETF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뒤를 이어 5위를 차지한 곳은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1조9천억 원 규모의 ETF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60%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INDEX라는 브랜드로 ETF시장에서 어느 정도 존재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존 이름 대신 새로운 이름을 내세우게 되면 이미 확보한 시장지위가 흔들릴 위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 발표자로 나선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 상무는 "76조 원 정도 되는 한국 ETF 시장의 규모가 5년 뒤인 2027년에는 약 20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0조 원이 됐을 때 지금처럼 4위권에 머무르지 않고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브랜드 파워를 가진 ETF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브랜드 이름을 변경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ETF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해 더욱 공격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ETF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 ETF 상품이 처음 등장한 2002년 국내 시장규모는 3444억 원에 그쳤지만 20년 만에 200배 넘게 성장해 76조 원대까지 불어났다. 

김 본부장은 "ETF사업 경쟁구도에서 점점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객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야만 ETF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더 깊게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의 투자 욕구를 파악해 상품을 공급하고 서비스한다면 5년 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운용규모는 50조 원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7년에 국내 ETF시장 규모가 200조 원대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점유율을 25%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포부를 내놓은 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새로운 ETF 브랜드 'ACE'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스포츠에서 기량이 가장 뛰어난 선수를 에이스(ACE)라고 부르는 것처럼 ETF시장의 에이스가 되겠다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포부가 담겼다. 이에 더해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 '고객 경험 향상(Accelerate Client Experience)'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재규 사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만들기 위한 기본적 출발점은 ETF의 성공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를 최고의 에이스이자 최고의 고객 전문가로 만들기 위해 ETF 브랜드 이름을 ACE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국내 ETF시장을 선도한 주역으로 꼽힌다. 2002년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상장하고 2009년과 2010년 아시아 최초의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각각 출시한 바 있다.

올해 초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로 영입되기 전 국내 ETF시장에서 20년 넘게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에 재직하며 부사장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 사장을 직접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