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또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중 최고가로도, 종가로도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리스크를 관리하겠다 약속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의지 재확인, 유럽 경기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 1345.5원 연고점 경신, 윤석열 구두 개입에도 역부족

▲ 23일 원/달러 환율이 13 연고점을 경신했다. 2009년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이미지. <연합뉴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5.7원 상승한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339.8원)보다  2.0원 높은 1341.8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상승폭을 계속 키워 장중 1346.6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009년 4월29일 장중 1357.5원을 기록한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종가를 기준으로도 2009년 4월28일(1356.8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9시경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으나 원화 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재무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것이 수입 물가를 상승시키고 국제수지를 악화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부분을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잘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외환시장의 큰 물줄기가 달러화 강세다 보니 한국 외환당국의 역할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오는 25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도 주목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연방은행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주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매년 8월 열리며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재무장관, 경제학자, 금융 전문가들이 참석해 그 해의 경제현안에 관해 논의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참석한다.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향후 각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월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주요 인사들은 물가의 추세적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경기를 일부 제약하는 정도의 강한 긴축 기조의 타당함을 주장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날 국내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0%(27.16포인트) 내린 2435.34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6%(12.45포인트) 하락한 783.42에 거래를 마쳤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