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TSMC에 경고, “지정학적 위협에 자유로운 기업 없다”

▲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대만 반도체기업 TSMC를 겨냥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대만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관영매체가 대만 반도체기업 TSMC를 겨냥해 어떤 기업도 지정학적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TSMC 경영진이 최근 미국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자 중국이 무력을 통해 TSMC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경고한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10일 논평을 내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을 계기로 대만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방 국가들은 반도체 공급난 재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이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핵심 요충지인 만큼 대만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결국 반도체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최근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이런 관측에 대응해 “누구도 TSMC를 무력으로 제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TSMC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 고객사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류 회장의 말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어떤 기업도 대만이 중국의 땅이라는 변함 없는 사실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TSMC가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아무리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해도 중국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여러 차례의 군사훈련을 통해 대만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증명했다”며 “미국도 이미 이런 사실을 깨닫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 시행을 통해 대만에 반도체 공급 의존을 낮추려 시도하는 일이 글로벌타임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미국이 TSMC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대만에 반도체를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서둘러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세상에 어떤 기업도 지정학적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안정적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TSMC의 세계 반도체시장 리더십은 무너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사실상 TSMC를 향해 중국이 충분히 무력으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내놓은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서 대만에 반도체 공급 의존을 낮추는 데 성과를 낸다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대만의 노력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TSMC에 반도체를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전 세계의 위기감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TSMC가 갈수록 위험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