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인텔의 14세대 CPU(중앙처리장치) ‘메테오레이크(Meteor Lake)’ 출시 지연으로 2023년 3나노 양산 계획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4일 “인텔은 메테오레이크를 당초 2022년 하반기에 양산하려 했으나 제품설계와 공정 검증 문제로 2023년 1분기로 미뤘으며 최근에는 일정을 다시 2023년 말로 미뤘다”며 “인텔의 신제품 개발 지연은 TSMC의 3나노 생산 확대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 3나노 고객으로 인텔 확보 실패,  내년 실적 증가세 둔화 전망

▲ 대만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인텔이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하지 않으면서 TSMC의 3나노 양산 확대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만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인텔은 14세대 CPU 메테오레이크를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2023년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로 애플에 이어 인텔까지 확보한다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수주량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낼 수 있었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는 7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8월 TSMC 경영진을 만나 3나노 공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텔이 반도체 생산 아웃소싱 계획을 대폭 수정하면서 TSMC도 3나노 공정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이미 반도체 장비업체에 장비 수주를 줄이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트렌드포스는 “TSMC의 2023년 설비투자 규모는 2022년보다 낮아질 수 있다”며 “연간 수익도 2022년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텔은 2024년부터 자체적으로 2나노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에도 TSMC의 3나노를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2나노 양산에 실패한다면 2024년부터 TSMC의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은 기존 계획대로 2023년 아이폰15에 탑재될 ‘A17바이오닉’과 M시리즈 등에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AMD, 미디어텍, 퀄컴 등도 2024년부터 3나노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고객사들의 3나노 공정 도입은 2024년 TSMC의 실적 상승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