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해외기업 독점하고 있는 원전 핵심부품 국산화 나선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가운데)이 18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PORSV 국산화 및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력원자력이 해외기업에서 독점하고 있는 ‘원전 파일롯 구동 압력방출밸브(이하 POSRV, Pilot Operated Safety Relief Valve)’ 국산화를 위한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한국기계연구원, 에네스지, 조광ILI, 부산대학교 등 4개 기관과 ‘POSRV 국산화 개발을 위한 정부과제’에 협력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POSRV는 1400MW(메가와트)급 원자력발전소인 신고리 3, 4호기와 신한울 1, 2호기 원자로냉각재계통의 압력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작동환경 기준이 매우 엄격하고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등 기술장벽이 높아 해외 3개 기업이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국내 기술 확보가 시급하나 중소기업 단독으로는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라 산학연 관계기관들이 정부 과제를 추진하며 국산화 시도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한수원 등 협약 참가 기관은 △POSRV 설계, 제작 및 생산 등 원천기술개발 및 국산화 제품 개발 △POSRV 성능시험장비 구축 및 성능평가 기술개발 △국내외 APR1400 운영 및 유지보수 △SMR POSRV 개발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POSRV 국산화 개발을 통해 대형 원전뿐 아니라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형 원자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플랜트, 제철, 일반산업분야 밸브 제조기술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번 업무협약식에 이어 ‘원전 주요기기 국산화 워크숍’을 열고 POSRV를 비롯해 한수원이 자체 연구과제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고온·고차압 제어밸브와 원자로냉각재펌프 모터 국산화 현황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최헌규 한수원 설비기술처장은 “주요기기들을 국산화함으로써 원전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며 “한수원은 계속해서 연구개발 대상 발굴에 힘써 원전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