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현장] 김환기 그림이 60만 원? SSG닷컴 아트전문관을 가다

▲ SSG닷컴의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에 입점한 한 편집 브랜드가 판매하는 김환기 화백의 작품. <아트&크래프트 전문관 화면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동심의 화가’ 장욱진.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들이다. 그 유명세 때문에 작품 가격만 수억 원을 넘나드는 탓에 일반인들이 작품을 소장하는 것은 꿈도 못 꾸는 게 현실이다. 간혹 열리는 특별 전시회에서 몇 작품을 감상하면 족한 줄 알았다.

하지만 수십만 원만 투자하면 이들의 작품을 소장해 거실이나 안방 등 집 안에서도 마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SSG닷컴이 25일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을 26일 둘러보니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먼 세상처럼 느껴졌던 예술작품의 세계가 집 앞까지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은 회화 등 미술작품뿐 아니라 공예품과 각종 오브제 등 여러 예술작품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는 SSG닷컴의 전문관이다.

SSG닷컴은 예술작품과 관련한 8개 편집 브랜드 1천여 종의 작품을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에서 판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예술작품의 가격이다.

한 편집 브랜드를 살펴보니 일반인에게 유명한 김환기 화백이나 장욱진 화백의 그림이 소개돼 있었는데 가격이 50~60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했다.

일반적으로 ‘오리지널 유화’를 사는 데 가격이 최소한 수천만 원, 비싸면 수억 원대까지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매력적인 가격대였다.

물론 이 가격대는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에서 판매되는 미술품 대부분이 원작을 캔버스 등에 프린팅한 복제품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편집 브랜드들은 이를 ‘디지털 판화형태의 원화’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복제품이라고 해서 작품의 가치가 영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편집 브랜드는 복제품에도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을 만들어놓고 있다.

한 편집 브랜드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작가와 정식 계약을 통해 한정된 수량만을 제작한다”며 “작가의 검수와 사인, 일련번호를 포함하고 있다”며 복제품을 소개해놓고 있다.

무한대로 작품이 찍히는 것이 아닌 만큼 소장하다가 나중에 판매하면 작품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온라인 현장] 김환기 그림이 60만 원? SSG닷컴 아트전문관을 가다

▲ SSG닷컴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에 입점한 한 편집 브랜드가 한정판 예술작품을 설명한 모습. <아트&크래프트 전문관 화면 갈무리>

삐딱하게 보면 언젠가는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식으로 수십만 원, 수백만 원을 투자하게 만드는 마케팅 방식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실제로 운동화나 티셔츠 등 다른 제품군의 한정판 인기가 날로 치솟는 현실을 감안하면 미술작품 또한 이런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는 듯 보였다.

고객들이 아트&크래프트에 혹 하는 지점은 합리적 가격대뿐만 아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작품이 맘에 든다고 하더라도 실제 구입까지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작품을 걸어두고 싶은 거실이나 안방의 벽면 크기와 작품의 크기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가 작품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SSG닷컴의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은 이런 한계점을 정확히 극복하고 있었다.

한 편집샵을 살펴보니 한 작품에서도 3호(27.3cmX19cm)부터 100호(162.2cmX112.1cm)까지 모두 9가지 작품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었다.

개인별 취향에 따라 식탁 주변에 놓을 것인지, 침대 맡에 놓을 것인지 등 선택지를 다양하게 마련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예술작품에 더욱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치로 여겨졌다.

작품을 걸어두는 액자의 마감을 원목으로 할 것인지, 금속 재질로 할 것인지도 선택할 수 있다.

아트&크래프트는 김환기 화백이나 장욱진 화백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판매한다.

인상파의 거장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 도시의 일상적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밤샘하는 사람들(Nighthawks)’ 등의 작품도 아트&크래프트에서 수십만 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국을 중심으로 작품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여러 중견, 신진 작가들의 작품도 판매하고 있다.

아트&크래프트를 둘러보니 SSG닷컴이 보강해야 할 지점도 보였다.

사실 SSG닷컴 안에서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을 찾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SSG닷컴이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만큼 SSG닷컴 전면에 등장해 있을 줄 알았지만 수시로 돌아가는 배너 가운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SSG닷컴에 접속해 검색창에 아트&크래프트를 검색하거나 SSG닷컴 내 신세계몰로 접속해 공식브랜드관을 클릭한 다음 디지털&라이프 탭으로 이동해 아트&크래프트를 찾아가는 길이 공식 경로다.

신세계그룹은 미술품 등 예술작품을 활용한 ‘아트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이런 기조를 직접 이끌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사립예술중학교인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비주얼디자인과에 입학했다.

이후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 디자인학교로 유학을 떠나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을 만큼 예술에 조예가 깊은 오너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정 총괄사장은 올해 초 신세계를 통해 서울옥션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5%를 확보하며 아트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세계가 서울옥션 유상증자에 참여한 금액은 약 280억 원 규모다.

신세계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인터넷 경매 및 상품중개업을 정관의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미술품 판매를 본격화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남희헌 기자
[온라인 현장] 김환기 그림이 60만 원? SSG닷컴 아트전문관을 가다

▲ SSG닷컴 '아트&크래프트 전문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