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위해 테슬라 주식 대량 매각할까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대거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머스크 CEO의 자산이 대부분 테슬라 주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5일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를 계획대로 진행하려면 36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며 “대규모 주식 매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 지분 전량을 430억 달러(약 53조 원)에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트위터 이사회 측에 전달했다.

현재 머스크 CEO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약 2506억 달러다. 테슬라 지분 1700억 달러, 앞으로 받을 테슬라 스톡옵션 540억 달러, 스페이스X 지분 400억 달러, 현금자산 30억 달러가량이다.

그는 1분기에 약 26억 달러를 들여 트위터 지분 9.1%를 매입한 뒤 최대주주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 지분 나머지를 인수할 자금을 확보하려면 테슬라 주식 3650만 주 가량을 매도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체 시가총액의 약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테슬라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머스크 CEO가 지분을 대거 매각한다면 테슬라 주가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머스크 CEO의 테슬라 지분 매각이 투자자들에게 경영자로서 역할 및 책임감과 관련한 의문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주가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바라봤다.

머스크 CEO가 다른 투자자를 모집해 공동으로 트위터 지분을 인수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머스크 CEO가 트위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운영 및 검열정책 등을 주도적으로 변화시키려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투자자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트위터 인수 자금을 대출로만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 CEO가 이미 200억 달러에 이르는 주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테슬라 회사 정책에 따라 테슬라 지분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한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실제로 인수한다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일부 매각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 지분 전체를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주가에 약 54%의 프리미엄을 붙인 수준이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트위터 인수제안서에서 “주주들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높은 가격으로 인수를 제시했다”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트위터 주주로서의 역할을 다시 고민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